제32회 대산농촌상 시상식에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분을 한자리에서 만나니, 코로나19로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제 속도로 흐르는 느낌이 들어 매우 감회가 새롭고 기쁩니다.
먼저 대산농촌상의 서른두 번째 주인공 세 분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명실공히 농업인의 자긍심이라 불리는 대산농촌상의 위상과 권위에 걸맞게 훌륭한 후보자를 발굴하여 추천해 주신 추천인 여러분과 공정한 심사를 위해 애쓰신 열다섯 분의 심사위원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농업과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나 하지만, 2023년 올해는 유난히 힘든 상황에 부닥친 농민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기후 위기라는 말은 농업 현장에서 농민이 가장 먼저 현실로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농사는 하늘과 동업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봄의 냉해와 여름의 긴 장마, 이어진 불볕더위와 태풍 등 불안정한 기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기후 위기뿐 아니라 글로벌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위험과 불안 요소가 걸쳐져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미래에 밝지 않은 전망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각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 바로 농업과 농촌에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세 분의 수상자는 이러한 희망을 앞장서 만들어 온 분들로, 각자의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촌, 나아가 우리 사회를 위해 꾸준히 헌신하셨습니다.
자랑스러운 박이준 수상자님, 권혁범 수상자님, 그리고 김경상 수상자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특별히 수고로운 길을 묵묵히 함께 걸어오신 배우자님과 가족 여러분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올해 2023년은 대산 신용호 선생이 영면하신 지 20년이 된 해로, 재단으로서도 의미가 깊은 해입니다. 지난 8월, 재단은 ‘대산의 유산, 지속 가능한 농農을 위한 연대’를 주제로 선생이 남긴 뜻을 기리며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행사에는 포천에서 제주까지, 재단 창립 이후 32년간 재단과 인연을 이어온 많은 분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산’의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여 서로 안부를 묻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한 고민과 대안을 나누다 보니, 참 고맙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연대가, 바로 대산 선생이 남긴 소중한 유산이자 우리 사회의 희망을 키우는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산농촌상은 ‘농업 부문 노벨상’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요, 이는 대산농촌상 수상자들이 수상 당시 업적에 그치지 않고, 수상 이후에도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노력과 헌신을 지속해 주신 덕분에 얻은 별칭입니다. 대산농촌상 역대 수상자님들 고맙습니다. 아울러 재단과 연을 맺어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드높이는 다양한 노력과 활동을 하시는 농업인, 연구자, 장학생, 연수자, 재단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전합니다.
32년간 한결같이 농農의 가치를 확산하는 일에 후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교보생명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님과 교보생명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산 선생의 말씀처럼,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습니다.
대산농촌재단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해 길을 찾고, 만들며 나아가겠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동행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0월 25일
대산농촌재단 이사장 김 기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