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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친환경농업담양교육원] 나를 바꾸는 밥상-나의 버킷리스트가 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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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최금란 |
날짜 : 19.07.28 |
조회 : 1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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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대산농촌재단에서 지원하는 안전한 밥상에 처음 참가한 후 온 가족이 홍보 대사가 되어 주변 사람들과 모임이 있을 때마다 꼭 한번 참가해 보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안전한 밥상이 나를 바꾸는 밥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말도 함께 전하면서. 그래서 평상시에 마트 할인행사에만 가면 한 무더기씩 햄, 소세지를 사오고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다 똑같은 것이라며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더라도 편한게 최고라고 인스턴트 음식을 즐겨하던 친구에게는 그동안 먹거리에 너무나 무지했던 자기에게 좋은 것을 알려줬다고 고마워하는 인사에, 또 다른 친구에게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마음을 평화롭게 해준 여행을 했다면서 사주는 밥까지 얻어먹었고, 체험장에서 가져온 야채까지 덤으로 받으면서 ‘내가 참 기특한 일을 했구나’ 하는 기쁨도 있었다.
하지만 아뿔사! 나를 바꾸는 밥상에 신청한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은 체험을 다녀왔건만 정작 우리 가족은 작년에 마지막 까지 연거푸 참가 신청에서 떨어지는 아쉬움을 맛봐야만 했다.
작년의 아쉬움을 회복하고자 첫회부터 신청하였으나 1차, 2차, 3차, 4차 여지없이 홈페이지에는 우리 가족의 명단이 들어 있지 않았다. 5회차 마지막에 후보 2위에 올라와 있는 가족의 이름을 보면서 '설마, 누가 취소를 할까? 한 가족 이라면 몰라도 두 가족이나 취소를 할까?' 하는 생각과 그래도 우리가 갈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한가닥의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을 때 재단으로부터 참가 신청 희망 여부를 묻는 문의 전화를 받고 너무나 기쁜 마음에 나도 모르게 환성을 질러댔다.
작년부터 연로하신 어머님께 좋은 곳에 모시고 간다고 계속 말씀을 드려놓았었는데 '얘, 맛있는 밥 주고 장아찌 담는다고 하는 데는 언제 가냐? "라는 말씀에 이번만큼은 자신있게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엄마! 6월 8일과 9일은 담양 갈거예요. 기대하세요“
첫날 토요일 아침에 전날 서울에서 부터 내려오신 어머님을 모시고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전남 친환경농업 담양교육원을 향해 출발하였다.
천안에서 3시간 정도 차를 달려 도착한 교육원에는 여전히 멋진 한옥의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초록 물결이 일렁이는 넓은 잔디밭에는 미리 와 있는 다른 가족들이 공놀이를 하거나 짐을 풀고 있었다.
배정된 방에 먼저 짐을 풀고 점심 식사를 시작하였다. 밭에서 방금 수확한 싱그로움이 살아있는 상추와 방울 토마토의 빨간 색이 어우러진 유기농 밥상이 입맛을 돌게 하였다. 평상시에 항상 입맛이 없다고 거의 끼니를 잘 드시지 못하는 어머니도 맛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방금 나온 뜨끈뜨끈하고 말랑말랑한 수육에 싱싱한 상추를 싸 드시면서 식사를 맛있게 하셨다.
점심을 먹은 후 두리농원 대표님의 “농민이 들려주는 유기농업과 안전한 먹거리 이야기”, 김은진 교수님의 “전문가와 함께하는 먹거리 특강”을 들었다. 식사 후 듣는 강의라 졸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유기농'과 '무농약‘ 지리적 표시제' 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 나라의 농촌의 현실에 대한 열정적인 강의는 졸음은 커녕 똘망똘망 해지면서 나의 작은 소비 습관이 세상을 진보하게 할 수도, 후퇴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GMO의 대표적인 곡물인 옥수수와 콩이 우리 식탁을 어떻게 점령하는지, 왜 가공식품이 좋지 않은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난 후 마당에 삼삼오오 모여 손수건 염색을 하였다. 마당 한가득 빨랫줄에 널려 있는 노란색의 수건 물결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
여전히 맛있는 유기농 저녁 식사를 한 후 장아찌 체험을 하였다. 양조간장과 산분해 간장의 차이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우리가 얼마나 먹는 것에 대해 무지하였는가? 자기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2일차에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자전거 하이킹을 하였다. 신랑과 같이 둘이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아침 공기의 상쾌함을 만끽하였다. 황금리 들판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영산강의 물줄기를 보니 이 아름다운 강산이 많은 세월이 흘러도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시끄럽고 번잡했던 도시에서 벗어난 여유로움을 느끼며 진정 힐링하는 기분이 되었다.
아침 식사 전에 유기 농산물 수확체험을 하였다. 화학 비료가 아닌 퇴비로 만든 상추 등 유기농산물은 보관이 오래되며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무기질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건강에 좋고 한달 정도 보관도 가능하다고 하니 몸이 불편하심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서는 한가득 상추를 수확하셨고 가족들도 토마토와 상추를 두리농원에서 나눠주는 상자에 풍성하게 담는 기쁨을 느꼈다.
아침 식사 후 담양 문화 체험을 하였다.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쉐쿼이아 길을 걸었는데 80이 훨씬 넘으신 어머니께서 다리가 많이 불편하신데도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담양의 아름다움에 취하셔서 그런지 힘들어 하시는 내색을 하지 않으시면서 끝까지 여정을 같이 하셨다.
점심 식사 후 강당에 빙 둘러앉아 참가자들이 소감 한마디씩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참가자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한결같이 먹거리의 소중함과 우리 농촌의 발전을 바라고 지금부터라도 나를 바꾸는 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는 다짐과 소중한 체험을 하게 되어 기쁜 마음을 이야기 하였다.
친구들과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보기, 건강을 위해 하루 만보 이상 걷기, 멀리 떨어져 계신 어머니께 매일 문안전화 드리기, 영어공부 하기 등 나의 인생에서 꼭 이루어야 할 버킷 리스트는 무엇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몸이 불편하여 전 노정을 잘 따라 주실까 걱정했던 연로하신 어머니와 유기농 밥상을 좋아하는 신랑과 함께, 이번에 학교 생활로 인해 같이 하지 못했던 아들과 내년에도 또 한번의 참가의 기회를 갖는 것이 내가 이루어야 할 버킷리스트 중 소중한 한가지이다.
한 톨의 쌀, 한 알의 옥수수 등 우리 농산물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고 농촌과 도시는 함께 하는 동반자며 우리의 농촌이 살기 위해서는 나부터 달라져야 함을 알고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힘들게 노력하는 많은 농민들의 땀방울들을 새기면서 아직도 농촌의 소중함과 먹거리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하는 내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적극 참여를 권장하는 것까지 버킷리스트에 포함시킬 것이다.
“대산 농촌재단 사이트에 들어가서 나를 바꾸는 밥상에 꼭 한번 참가해봐”
그리고 하루 하루마다 조금씩 꾸준한 실천을 함께 하고자 한다.
조금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 먹기 그리고 우리의 농촌에 대하여 관심 갖기. 이 땅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농민과 참 농업의 발전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기. 이것들도 나의 버킷 리스트 목록에 두꺼운 펜으로 진하게 적어놓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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