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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오는 발걸음이 너무나도 아쉬웠던 남해 해바리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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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윤혜원 |
날짜 : 18.08.15 |
조회 : 1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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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이 원래 이렇게 짧았던가요?
한 여름 밤의 꿈만 같던 해바리 마을에서의 2박3일을 뒤로 하고 떠나오는 발걸음은 너무나도 아쉬워 “다음에 또 오면 되지” 하며 애써 마음을 누르고 달래야 했답니다.
친정엄마 이야기부터 해야 하겠네요.
저희 엄마는 젊은 사람도 하기 힘든 장판공장에서 15년간 주야간으로 12시간 교대근무를 하고 계세요. 다른 부모님들처럼 알아서 여행이라도 가시면 좋으련만, 몸이 부서져도 오직 일 밖에 모르고 살아오신, 내가 보기엔 참 답답하고 갑갑한 고구마엄마예요.
“너네는 휴가가 언제냐?” 하는 물음에는 어디를 갔으면.. 하고 바라시는 속내가 묻어납니다.
대산농촌재단에서 이런 우리 엄마에게 행운의 기운을 주셨나 봐요! 2박3일로 진행되는 남해 해바리 마을 농촌 체험을 신청했는데, 대기자1번에서 참가자로 연락이 온 거예요!
저희 가족이 남해를 처음 가보기도 하지만 갯벌생태체험, 선상어부체험, 해수욕장 물놀이 등 알찬 체험일정에 마음이 절로 들뜨는 건 막을 수 없었어요. 일정표를 보여주니 7살인 윤성이는 여기서 비비큐 파티가 제일 기대 된대요 ㅎㅎ
충남 예산에서 3시간 반 달려 해바리 마을에 도착해 점심을 정말 게 눈 감추듯 먹었어요.
게가 퐁당 빠진 된장국과, 꼬시래기 무침! 좁은 차안에서 3시간 반 접고 있었던 무릎과 허리 마디마디가 쫘악~ 펴지는 느낌!!
처음 일정으로 갯벌 생태 체험을 하러 갔어요. 체험 전 갯벌이야기를 들려주시니 애도 어른도 귀를 쫑긋 세우게 되요. 장화, 장갑, 소쿠리, 호미 모든 게 준비되어 있었어요. 체험가족은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두 가지면 충분해요.
호미로 살짝 뒤지면 조개가, 돌을 떠들면 게와 고둥이 인사를 하네요. 어쿠! 소쿠리에 담은 게가 분해서 거품을 뭅니다. 얼른 바닷물도 끼얹어주고, 그늘로 데려가 주었어요.
몇 걸음 나와 싱싱한 조개며, 게며 먹을 만큼 잡아다 식탁에 올리고, 밭에 가서 가지며, 호박이며 따다 먹을 수 있는 이런 마을에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머리를 스칩니다.
이어 안토시아닌이 높다는 아로니아를 따러 갔어요. 겉으로는 차가운 듯하나, 속이 깊으신 차도남 스타일의 차농남(차가운 농촌 남자) 위원장님이 아로니아 먹고 건강해지라는 뜻이였는지, 무심한 척 아로니아 담을 포장용기를 넉넉히 나눠주시네요. 건강한 먹거리에 은근 욕심이 많으신 엄마는 꽉꽉 눌러 담았다고 자랑을 하셨어요.
사실 무릎 시술도 받으시고, 10년 전 교통사고로 허리 장애판정도 받으신 엄마와 남해를 어떻게 다녀와야 하나, 혹여 다른 대산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이곳에서도 배려해주시고, 이렇게 활짝 웃으시는 얼굴을 보니 같이 오기를 참 잘했구나 했어요.
숙소에서 잠깐 쉬는 동안 저녁으로 바비큐를 준비해 놓으셨어요. 이렇게 대접 받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감사를 넘어 감격스러웠어요. 여기서 처음 만났지만 아이들끼리 금새 친해진 상원이네 가족과 함께여서 더 맛있는 저녁 시간이였어요.
둘째 날은 선상 어부 체험, 편백 숲 삼림욕, 송정 해수욕장 물놀이, 독일마을 탐방, 소망 등 날리기 일정이 이어졌어요.
아침으로 어제 갯벌에서 캐 밤새 해감한 조개탕을 원샷 했네요. 아주 시~~원하게 끓여내신 서울 살다가 남해로 시집 온 조리사님 솜씨가 정말 예술이예요. 특히 갈치호박찌개 맛이 충격적이였어요. 선상어부체험에서 잡아 올린 전어는 저녁상에 전어회 무침으로 납시셨구요.
글로 남기는 지금도 침이 꼴깍 넘어가네요... 내년에 또 갈까 봐요!
어른인 나는 전어를 만지면 가시에 찔릴까 생각이 많은데, 아이들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그대로 받아들이더라구요. 뻐금거리는 전어 주둥이(?)에 뽀뽀도 하고, 동그란 전어 눈에 눈 맞추고, 헐떡이는 아가미를 바라보네요.
발이 훤히 내려다보일 정도로 맑은 송정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마치고 나오니 또 감동의 물결. 달디단 수박과 바나나를 준비해주셔서 대산가족 모두 둘러 모여 잘라 먹으니 정말 가족처럼 느껴졌답니다.
깜깜한 밤하늘로 훨훨 올라가 별처럼 수놓은 소망 등. 그 소망 등에 한자 한자 적어 넣으신 모든 대산가족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는 체험마다 “이야! 이리케 빠른 게는 첨 봤네, 이리케 맑은 물은 첨 봤네, 등이 저리케 높이 올라 가네 첨 봤네” 연신 “처음봤네”를 남발하시는 명영숙 엄마! 명영숙이라는 이름표를 목에 걸자 윤아, 윤성이가 “우리 할머니 이름이 이렇게 생겼네, 처음 알았어” 하는데 재미있었어요.
이제 일 그만하시게 되면, 땀방울 흘리면 너른 마음으로 무엇이든 내어주는 자연에서 소확행을 즐기며 아빠와 함께 알콩달콩 건강하게 사세요!
일상으로 돌아가 인간으로 태어나 사는 게 참 고되다 느껴질 때 가슴속에 열어볼 해바리 마을이 있다는 것에 차농남 위원장님과 멸치총각 사무장님, 남해의 장금이 조리사님께 글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박3일이 참 짧게 지나갔는데, 오래도록 같이 있었던 것처럼 정이 흠뻑 들었네요. 제가 표현이 서투르고, 말솜씨가 없어서 감사의 표현을 다 못 한 것 같아요. 2박3일 동안 함께한 다른 대산가족과의 헤어짐에... 해바리 마을과의 헤어짐에... 허전함 감추고 인사를 나누는 위원장님과, 사무장님을 보고 있자니... 왠지 가슴이 짠해져 애써 태연한 척 인사 나누고 서둘러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챙겨주신 남해특산품 멸치, 고사리와 직접 담구신 매실청 볼때 마다 생각 날 것 같아요.
끝으로 대산농촌재단의 농촌의 가치를 위한 공익 정신이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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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으신 남해 선물 두고두고 잘먹고 계신거 같아 보기좋습니다ㅎㅎ 마지막 가는길이 아쉬워서 어쩌나 했습니다 체험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감사합니다 모쪼록 다시 볼수있는 날이 있겟지요? 그날까지 해바리를 잊지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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