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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이념이기도 한 '만사지식일완'은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과도 같았다. 숙소 식당의 이름과도 같았다. 한살림, 자급자족 등등 여기서 경험한 모든 것은 장일순 선생님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철수 판화가 선생님의 작품도 걸려 있었고 장일순 선생의 마음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8월은 확실히 쉬어야지 다짐하며 집에서 빈둥빈둥 있던 어느 날. 그래도 휴가는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알아보았다. 평소에 청년 마을 사업과 로컬 여행에 관심이 많아서 청년 마을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해놨었고, 여행 관련 알고리즘으로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이 스토리 광고로 뜨길 바라며 조작(?) 하고 있었다. 이걸 신청할 때쯤 다른 것도 신청해놓은 상태여서 어떤 경로로 신청했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아마 인스타그램 스토리 광고였던 것 같다. 5만 원의 2박 3일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신청하였다. 신청 후 추첨으로 선정되는 거여서 별로 기대는 안 하고 있었다. 그러다 발표날 대기자라는 걸 받고서 안 빠지겠지 하며 다른 계획을 세우려고 하는데 마치 입시 전화 추합처럼 연락이 왔었다. 그러나 처음엔 전화를 받지 못했고 문자로 온 시간도 지나서 콜백 해서 안 되나 보다 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 적. 처. 럼. 다시 연락이 왔고 인제를 가게 되었다! 믿고 보는 교보!
가장 인상 깊었던 농촌사회학 특강도 듣고 정은정 선생님 번호도 받았다. 우린 다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먹고 있는 것들은 사실 밀가루, 설탕, 닭(고기), 식용유로 요약할 수 있다는 청천벽력도 들었다. 이건 농부한테 이득이 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 보통 생각하지만 '하림'같은 대기업들의 카르텔로 인해 불공정 거래가 이루어진다. 건강하고 공정한 먹거리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의 칼럼 모음집을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사회학자였다면 하고 싶었던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분을 만나서 좋았다. 어떻게 '사람'과 대화하고 현상을 관찰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던 특강이기도 했다. 선생님이 했던 순임 씨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에게도 순임 씨 같은 분들이 있을까? 일단 그 출발점인 우리 학교에는 생협도 없는데 할 말은 아니다. 농활 간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여러분 요즘 서강대 학식 조사받고 있던데 제발 생협 부활할 수 있게 의견을 주세요. 우리가 지금 먹는 학식은 농부보다 대기업을 배불리는 것이랍니다. 쉽게 지나치는 일상에는 항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걸 다시 배웠다.
다음은 산책 시간. 날씨가 좋아 햇살이 따가웠다. 1시간 30분이 길게 느껴질 줄 알았는데 볼거리가 많아 짧게 느껴졌다. 여긴 전기와 열을 태양광, 태양열, 풍력 발전기, 인간 발전기를 돌려 직접 만들고 음식 재료를 무농약으로 직접 재배하는 '자급자족' 삶 그 자체였다.
대망의 고구려 북소리 체험
맘껏 소리 지르며 예전에 고등학생 때 설장구 쳤던 기억을 되살려 북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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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후기 : 먹거리를 소중히 여기게 되고 천천히 살자고 되뇌게 된 여행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