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靑)
두 눈으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고층 건물에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보이는 하늘이 좋았다.
비가 갠 뒤 하늘에는 무지개가 떠 있었다.
마치 이모티콘과 같은 무지개는 처음봐서 신기했다.
밤이 되면 고요하고 적막하지만 밤하늘은 시끄러웠다.
말 그대로 별이 쏟아지는 하늘은 도시에서 볼 수 없었기에 신기할 따름이었다.
촌(村)
서울에 있을 때는 늘 헤드셋을 끼고 노이즈캔슬링을 켰다.
이 곳에 처음 왔을 때도 헤드셋을 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헤드셋을 찾지 않았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에 가을 벼와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는
소음이 아니었고 더 듣고 싶은 소리였다.
상추 모종을 심고, 토마토로 직접 파스타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하며
흙과 채소들을 직접 손으로 만질 때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플라스틱 키보드나, 핸드폰 유리 액정만 만질 때는 느낄 수 없던 것이었다.
농담(農談)을 들으며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영화 '리틀포레스트'처럼 텃밭에서 바로 따와 요리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친환경 농산물을 구매하고 직접 요리하는 것 또한 즐겁고 행복하다.
맛(味)
이 곳에서의 식사는 나에게 도전이었다..
난생 처음보는 채소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것들이 다수이다.
내 안에 '건강한 것은 맛없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편견이었다.
늘 식당에 들어가면 맛있는 냄새가 솔솔났다.
식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음식들을 맛보며 행복했다.
이 곳에서 만들어 온 장아찌, 딸기 찐빵도 참 맛있었다.
말 그대로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