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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게 행복하게 건강하게 만들어준 고라데이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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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고영숙 |
날짜 : 20.10.28 |
조회 : 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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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활동의 전도사가 되었습니다. 아직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가족들에게 정말 추천합니다."
벌써 1년전, 지난 해 꼭 이 맘때쯤 원주의 성황림마을 체험활동을 하고 나서 올렸던 후기의 말미에 적었던 말입니다.
그 생각엔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저희 가족은 코로나19로 여느 때와는 참 다른 한 해를 보내던 중에 드디어 대산재단의 농촌체험활동이 다시 재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아내가 신청을 했고, 마침내 당첨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이번에 도전한 마을은 횡성의 고라데이마을. 해발 250미터가 넘는 높은 지대에 있는, 마을이름 그대로 고즈넉한 산골짜기에 있는 마을이었습니다. 서둘러 주차를 하고 쭈뼛거리며 소집장소를 찾던 중, 처음 촌장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훈장 복장으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마을을 찾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어주시고, 아침방송 등에 수차례 출연하셨던 촌장님을 사전 검색으로 알고 있었지만, 첫인상은 다소 달랐습니다. 저희가 조금 늦어서 지은 죄도 있고 해서 더 그랬던 것 같네요. 하지만 촌장님의 진가를 확인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고라데이 마을은 촌장님의 열정과 애정이 곳곳에 담긴 곳이었습니다.
약간은 근엄한 분위기 속에 설명을 듣고,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면서 함께 참가한 가족들과 인사도 나눴습니다. 아직 낯설고 서먹했던 분위기였지만, 달래장으로 쓱쓱 비벼 먹은 곤드레밥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이번 농촌체험활동도 즐겁고 보람되리라 예상했습니다.
여기까지였습니다. 낯설다, 익숙하지 않다, 뭘해야 되지, 두리번 거리는 가족들의 모습은요. 고라데이 마을 그 자체인 촌장님을 따라 저희 가족을 비롯한 참가 가족들은 마을의 품에 안겨 웃음꽃을 피우고, 휴식했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손을 잡고 뛰었던 운동회로 서먹했던 분위긴 사라졌고, 아이들은 여느 체험활동처럼 한 친구가 가져온 공으로 피구를 하며 체험활동 내내 이어진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호미를 들고 감자를 한 봉지 두둑이 캐며 수확의 기쁨을 맛봤고, 마을 이곳저곳에서 가족사진을 찍으며 눈과 가슴에 담은 고라데이의 풍광은, 어느 새 우리 마을처럼 정겹고 친근했습니다.
사무국장님께서 손수 준비해주신 더덕장아찌체험은 한 통 가득 담는 동안 깔끔하게, 맛있게 매운 맛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기 바빴고, 맛있게 간이 된 목살고기로 진행된 바베큐 파티는 쌀쌀한 저녁, 밤이 깊어질때까지 즐겁게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 체험이지만,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참가한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웃으며 또래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려 노는 모습에 흐뭇해하고, 아빠들은 바지런한 아내덕에 이렇게 좋은 체험을 하는 것 같다며 아내를 칭찬하기 바빴으며, 엄마들은 불평 없이 따라와준 남편을 고마워했습니다.
그리고, 일상에 지쳐있던 스스로를 잠시나마 내려놓고 아름다운 자연과 정겨운 산골마을이 보내는 위로를 가만히 받고 있었습니다. 촌장님은 고라데이마을에서 참가한 가족들이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움집을 만드셨고, 그 안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기타를 손수 치시며 불멍을 하다 노래하다 웃고 떠들며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셨습니다.
밤이 그윽해질 무렵, 숙소로 가는 길에는 조명 하나 없는 산책로를 가족끼리 걸으며,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보느라 넘어질 뻔하기도 했네요. 가마솥밥 지어먹기와 윷놀이이벤트, 손수 작성해주신 가훈 캘리그라피까지. 1박 2일이라는 시간동안 참 많은 걸 했네요.
재미있게, 행복하게, 건강하게. 저희 가족이 농촌체험활동을 하며 느낀 점을 가훈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고라데이마을을 이끌고 계신 촌장님의 모습에서 느낀 점이기도 하구요. 마을에 대한 애정으로, 마을을 찾아주는 가족들에게 고라데이 만의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스스로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하시고,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시는 모습이 참 건강해보였습니다.
대산재단만의 숭고하고 건강한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농촌체험활동을 앞으로도 꾸준히 참여할 생각입니다. 아이가 초등학생 생활을 하는 동안, 기회가 몇번 안남은 것 같은데, 기회가 닿는 한 최대한 많이 경험해 추억도 만들고
우리나라의 최애 마을들을 리스트업할 작정입니다.
체험을 마치고 돌아온 일요일 저녁. 9살 아들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농촌에서 만난 친구, 형, 누나들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저 짧다고 하기엔 1박 2일의 시간이 아이에겐 준 무게는 너무 컸던 모양입니다. 안쓰럽기도 했지만, 친구들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법을 배우고, 소중한 것을 알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한뼘 더 커가는 건 아이만이 아니겠지요. 이번 농촌체험활동도 깊어가는 가을에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벌써 그리운, 고라데이마을. 촌장님을 비롯해 준비하느라 고생많으셨을 모든 분들께 이 자리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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