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과 웃음이 송이 송이 피어났던 양송이마을에서의 2박 3일 |
|
| 글쓴이 : 김미옥 |
날짜 : 18.10.11 |
조회 : 1255 |
|
|
사실 제가 사는 전주시는 큰 도시도 아니고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면 시골스러운 곳도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농촌의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를 몸으로 직접 경험해보게 해주고 싶어 올해도 대산농촌체험을 신청했어요.
우리 가족이 신청한 체험마을은 부여에 있는 양송이마을이에요. 아이들은 양송이라는 말이 생소했는지 양동이 마을이냐며 웃더라구요. 평소에 버섯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라 이번 기회에 좀 더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었죠. 2박 3일 일정이라 조금은 여유 있고 더 알찬 체험이 될거라는 생각에 저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기대감이 더욱 컸어요. 하지만 이날은 태풍 콩레이가 우리나라에 상륙해서 날씨 때문에 체험이 취소되지는 않을까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몰라요. 체험마을로 가는 길에 비바람이 불었지만 다행히도 오후가 되어서는 날씨가 좋아져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마을에 도착하니 예쁜 버섯모양의 조형물들이 눈에 띄였어요. 제가 어릴 때 즐겨보던 만화 속 스머프가 살던 마을이 생각나더라구요~^^ 늦게 도착하는 가족들이 있어 먼저 점심을 먹었는데, 양송이버섯을 포함한 다양한 농산물들이 반찬으로 나왔어요. 요리솜씨 없는 엄마 때문에 늘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진 아이들도 이 곳에서의 음식이 꿀맛이라며 그릇을 다 비웠죠.
첫날은 날씨 때문에 일정이 다소 변경되어 실내 활동이 좀 많았지만 양송이 마을과 버섯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었어요. 버섯은 포자로 번식을 하는데, 이 방법을 이용해서 재미있는 게임을 했어요. 이름하여 “날아라, 버섯돌이!” 빨대 양끝으로 무를 찍어 압력을 이용해 무를 멀리 또는 정확하게 보내는 게임인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물론 상품이 있어서 더욱 열심히 했는지도 몰라요.
둘째 날은 마을 기자단 활동으로,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도 살펴보고, 또 마을에 사시는 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일을 하시는지 등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저희가 만난 분은 마을 부녀회장님이셨는데, 일 끝나고 집에 가시던 길인데도 불구하고 되돌아 다시 일터로 가셔서 저희에게 양송이버섯을 어떻게 재배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셨어요. 버섯은 그저 고목에서만 자란다고 생각했는데 양송이버섯은 볏짚을 이용한 배지에서 씨를 뿌리고 일정한 온도를 맞춰서 키우는 재배과정을 보니 더욱 정성이 담긴 먹거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후에는 미션레이스라고 해서 부여에 있는 문화유산을 돌아보고 몇 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건데, 가족의 인생 샷도 찍어보고, 부여에서 인상 깊은 장소도 몸으로 표현하는 동영상도 만들어보는 등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문화답사를 역동적이고 즐겁게 만나볼 수 있도록 해주었죠.
셋째 날은 양송이버섯을 이용한 피자를 만들어보았어요. 저희 가족은 아이가 4명이라 총 6명인데, 사무장님의 배려로 피자 2판을 만들었어요~^^ 화덕에서 직접 구워낸 피자가 어찌나 맛있던지, 아이들은 버섯이 쫄깃한 고기같다고 하더라구요.
부여 양송이 마을 체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아이들을 위한 체험뿐 아니라 어른들도 힐링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거에요. 첫날 저녁에는 ‘사람책 이야기’라고 해서 남편과 아내, 친정엄마와 딸이 진솔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리 부부의 속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다소 어색하고 쑥스러웠지만 모두 비슷하게 살아가는구나 하는 공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둘째 날 저녁에는 ‘시골 음악회’라고 해서 동네삼촌들(?)이 키보드와 기타로 7080을 추억할 수 있는 멋진 콘서트를 해주셨죠. 모두들 음악에 취해 박수치고 몸을 흔들고 어깨춤을 추고, 진짜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밤이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희 아이들에게 양송이 마을에서 어떤 게 기억에 남느냐고 물어보니,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즐겁게 놀 수 있었던 거, 양송이버섯을 이용해 피자를 만들어 먹었던 거, 거미랑 여러 가지 벌레를 많이 봤던 거, 가족끼리 동영상도 찍고 많이 웃을 수 있었던 거라고 말하더군요. 양송이마을에서 우리 부부와 아이들에게 행복과 웃음이 송이송이 피어나게 해주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내년에도 이런 소중한 시간이 꼭 다시 있기를 기약해봅니다. ^-^ |
|
> 커뮤니티 > 우리가족 농촌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