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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에게 선물 같았던 여수에서의 2박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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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미옥 |
날짜 : 19.10.15 |
조회 : 8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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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지인의 소개로 대산농촌재단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열렬한 팬이 되었죠. 올해는 어떤 마을로 가볼까? 봄부터 고민 고민하다 바닷가 쪽 마을을 선택하게 되었죠. 1박 2일은 너무나 아쉬워 2박 3일 일정으로... 그래서 8월 여름휴가는 여수로 결정을 하고 당첨이 되기만 간절히 아주 간절히 바랬죠. 전 너무나도 운이 좋은가 봐요. 드디어 여수 갓고을 마을에 당첨! 아이들이 방학 전부터 우리 어디로 놀러갈 거냐고 물어봤는데, 혹시 떨어지면 실망할까봐 말 못하고 있었는데, 당첨이 확정된 후 기분 좋게 우리 아이들한테 마을 이름을 알려주었어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오마이 갓!”하면서 마을 이름이 좋다고 자기들끼리 깔깔깔 웃더라구요.
드디어 여수 갓고을 마을로 가는 날이 되었어요. 전주에서 여수까지 가는 동안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여수 밤바다 노래 후렴구를 수십 번은 부른거 같아요. 여수 갓고을 마을에서의 첫 날 일정은 갯벌체험과 포구 산책이 있었어요. 장화를 신고 호미랑 소쿠리를 들고 갯벌에 들어가 고동(고둥)을 잡았는데 처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고동만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뜨거운 태양 아래 허리를 숙이고 고동을 잡는게 어른들은 힘들어 했는데, 아이들은 고동이랑 게를 잡기 위해 돌을 들추고 쫓아가고 힘든지도 모르고 재미있어했어요. 저녁 식사 후 마을 근처 포구로 산책을 갔어요. 석양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그날 갯벌에서 잡은 것들은 포구 산책 후 먹을 수 있도록 삶아주셨는데, 저희 집 아이들은 열심히 잡기만 하고 먹지는 않더라구요.
둘째 날은 마을의 농작물 수확을 했어요. 당연히 갓을 뽑을 줄 알았는데, 귀여운 애플수박을 따러 갔어요. 아이들은 저마다 수박이 귀엽다면서 신기해했어요. 밭 주인분께서 잘 익은 수박을 골라주시면 아이들이 가서 꼭지를 땄는데, 숙소에 가서 먹어보니 진짜 잘 익은 수박맛이었어요(애플수박이라 사과맛이 날까 살짝 기대를 했었거든요). 그리고 과일과 앙금이 들어간 찹쌀떡을 만들어 방죽포 해수욕장으로 물놀이를 갔어요. 남편과 저는 바닷물에서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그동안 워터파크와 계곡으로만 물놀이를 갔는데, 처음 바닷물에 들어가 본 아이들은 파도에 쓸려 이리저리 떠다니고, 모래성도 만드는게 재미있었나봐요. 하지만 첫째랑 셋째가 물벼룩(?)에 물리는 바람에 오래 놀지는 못했어요. 저희가 갔던 시기가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시기라 간혹 쏘이기도 한다고(ㅠ.ㅠ) 그래서 숙소에 조금 일찍 돌아와 쉬었는데, 저희는 가족수가 6명이라 마당이 있는 한옥으로 주셨어요.(제가 사는 전주는 한옥마을로 유명하지만 구경만 해봤지 아이들이 직접 한옥에서 생활해본 건 처음이었어요). 한옥은 우리 가족 말고도 다른 가족들도 있었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틈만 나면 마당에 모여서 개구리도 잡고 잠자리도 잡고 자기들끼리 재밌다고 웃고 떠들고... 또 밤에는 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아침에는 닭우는 소리에 잠이 깨고...갓고을 마을은 바닷가 마을인 줄로만 알았는데, 농촌, 어촌을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마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저녁 식사 후 그렇게 노래 부르던 여수 밤바다를 보기 위해서 돌산공원으로 향했어요. 그리고 전망대에 올라가 야경을 보면서 추억으로 남길 멋진 사진들도 찍었죠.
마지막 날, 갓김치 만들기를 했어요. 갓이랑 양념이 다 준비되어 있어서 갓김치 담그기는 한결 수월했어요. 아이들은 갓의 쌉싸름한 맛 때문에 갓김치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엄마, 아빠가 좋아한다고 하니 갓 한 장, 한 장 양념을 정성껏 바르는 손길이 참 진지했답니다.^^
마을의 인심이 어찌나 후하던지 2박 3일동안 체험으로 받은 수확물들이 참 많았어요. 그래서 갓고을 마을에 다녀온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만들었던 갓김치는 우리 집 밥상의 별미로 맛있게 먹고 있고, 화장실에는 그때 만들었던 천연비누가 있어요.
대산농촌재단에서 마련해준 이러한 추억들은 저희 가족에게 큰 선물이에요. 이런 선물들이 우리 가족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에게도 돌아가길 바라며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 기대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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