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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던 별만큼 우리 마음을 가득 채워준 시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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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지선 |
날짜 : 19.10.27 |
조회 : 10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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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하늘이 파랗던 가을 날, 우리는 낯섬 반 설레임 반으로 강릉의 한울타리마을에 도착했다.
산새와 마을 분위기가 고즈넉하여 찾아가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었다.
도착하니 환하게 맞아주시는 분은 진행을 맡고계시는 사무장님이셨다.
서울에서 일찍 출발했지만 주말이라 된통 막히던 토욜, 우리는 도착시간에 늦을 것 같아, 물도 아침도 거의 못 먹고 부랴부랴 달려 체험 마을에 도착했다. 어떻게 우리의 사정을 아신걸까?
사무장님은 아이들에게 산딸기를 푸짐하게 담은 컵을 맞이 선물로 주셨다. 나도 남편도 아이들도 갈증과 허기로 얼마나 허겁지겁 맛있게 집어먹었는지 모른다. 달콤하고 시원한 산딸기에 반하여 컵을 비울 때즘, 우리의 숙소를 배정받게 되었다. 이번이 4번째 체험이고, 그간 숙소에 대한 운은 별로 없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는데.깔끔하고 넓직한 우리 가족 쉼자리를 보는순간, 너무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감사했다. 우리의 짐을 풀고 맛있는 점심 식사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맛깔스런 반찬들 덕에 점심부터 너무 포식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이어서 대산농촌재단의 소개와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서울에서 온 가족이었고 그 외에도 울산, 전주, 대구, 인천 등 각지에서 가족들이 모였다. 중2를 데리고 온 가족이 내 눈엔 띄었는데 가족과 다정하게 어울리고 여행을 온 걸 보니 든든하고 너무 좋아보였다. 서로 간단히 소개를 하다보니 모두 경험자 가족임을 알게 되었고, 그 순간 왠지 스르륵 무장해제되는 편안한 분위기가 되었다. 사무장님은 강릉 한울타리마을이 이 체험마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늘 모인 모두가 경험자라 걱정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셨다.무조건 쉬는 시간을 많이 주겠다고 하셔서 옆구리를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사무장님은 털털하시고, 특유의 재치가 넘치셔서 우리를 내내 편안하게 이끌어주셨다. 직접 캔 고구마로 피자 만들기를 하였는데 1학년 어린 딸아이도 재밌게 따라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만들기 체험이라 유익했다. 가족 모두가 도와가며 직접 만들고 사무장님이 직접 구워서 바로바로 꺼내주시니 피자 두 판은 순식간에 뱃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피자치즈가 죽죽 늘어나서 토핑과 어우러지는 맛이 끝내줬다. 거기다 고구마가 달콤한 담당이라 고구마를 많이 발랐던 우리 가족은 원없이 달콤피자를 즐길 수 있었다. 나도 아빠도, 아이들도 처음으로 해 본 체험은 고구마순 따기였다. 따는 방향을 설명해 주셔서 하라는대로 했는데 똑똑 잘 따지니 쉽고 즐거웠다. 바구니를 금방 가득 채워서 수확의 의미와 기쁨을 조금이나마 아이들과 느껴본 것 같은 값진 시간이었다. 고구마순을 다 딴 후에 이랑을 호미롤 파내어 고구마를 캐 보았는데, 사무장님이 시범을 보일 때는 정말 쉬워보이더니 막상 해 보았을 때는 제법 힘이 필요했다. 아이들은 캐어낸 고구마를 번쩍 들고 인증샷을 찍기도 하고, 자기가 캔 고구마가 더 크다며 경쟁 게임도 벌였다. 한 박스를 가득 채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땀을 제법 쏟고나니 한 박스가 제법 그득하게 채워졌다. 우리 가족이 일궈낸 결과물이라 아빠가 번쩍 들고 가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신나하든지 아이들의 환하던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이렇게 일 한 후에, 삼겹살파티라니 어찌 더 환상적일 수 있을까? 노릿노릿 불판에서 익어가는 삼겹살을 바라보다, 우리 가족은 대기되어있는 자전거를 타고 고기가 익기를 기다렸다. 큰 아이는 혼자 타고, 아빠는 작은 아이를 태우고 마을을 크게 한 바퀴 돌고 들어왔다. 나도 오기가 생겨서 이십년만에 자전거를 타보려고 기우뚱기우뚱 댔다. 너무 오랜만이라 떨리기도 했지만. 노을과 가을바람과 따뜻한 마을의 생명들이 나를 응원해주는 것 같았다. 그 응원에 힘 입고 딸아이들의 기를 얻어 결국 자전거 타기에 성공했다. 긴장한 탓인지 자전거로 마을을 세바퀴정도 돌았을 뿐인데, 땀이 흥건하게 나 있었다. 운동 후 찾아오는 상쾌함 후에 삼겹살과 싱싱한 곰취와 깻잎, 상추 등의 야채와 고추, 마늘, 쌈장을 찍어 한 쌈을 입에 넣으니, 이런게 행복이지 딴 게 무어냐 싶다.아이들도 정신없이 젓가락질을 하고 쌈장이 너무 맛있어서 안 먹던 야채쌈을 연거푸 싸 먹었다. 밖에 나오면 신기한 마법에라도 걸린 듯 밥은 더 맛있고, 휴식은 기대보다 더욱 달콤하다. 삼겹살로도 배부른 차에 사무장님과 마을 이장님의 합작품은 삼겹살김치볶음밥을 한 쟁반씩 나눠주셨는데, 밥 배는 따로 있다는 말이 맞는지 한 올까지 박박 긁어 먹고도 군침을 다시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레시피가 뭔가 특별한 게 있으신 듯 하다.아이들은 벌써 또래들끼리 친구가 되어 정자에 올라서 놀이 중이고, 우리는 흐뭇하게 바라본다. 마을에 밤이 찾아올때즘, 우리는 캠프화이어를 했다. 여러 곳에 가 보았지만 가족 단위로 활동적인 게임을 하거나 그런 경우는 없었는데, 여기에선 가족이 붙어있다가 또 떨어져 있다가 다른 가족과도 만났다가 그러다 또 커다란 하나가 되기도 하는 여러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사무장님은 진행을 너무 재밌게 하셔서 게임하는 것도 힘든데, 웃느라 더 힘들었던 그 때가 떠오른다. 불 앞에서 가족 사진을 남기고 난 후, 사무장님은 의도적으로 주위의 모든 불을 껐다. 온전히 별을 바라보는 시간이 온 것....
처음이었다. 그렇게 수많은 별들이 쏟아질 듯 반짝거리는 것을 본 것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신세계였으리라. 나조차도 그랬으니..그리고 남편도..
앱을 깔아 별자리에 비추니 별자리의 이름도 다 떠서 아이들과 별자리를 한 참 바라보며 오래오래 남을 가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체험을 다녀와 둘째 아이의 일기는 별을 본 얘기로 가득찼다. 이런 게 여행이고, 추억이고, 가족인 것 같다. 사무장님은 엄마와 아빠들을 위한 야식으로 송어회까지 준비해 주셔서 늦은 밤까지 오래도록 가족들과도 즐거운 수다를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별이 예쁜 날엔 아침 해가 기가막히게 잘 보일 거라는 제보를 접수한 순간, 우리 가족은 서둘러 잠자리를 위해 숙소로 향했다. 새벽 6시에는 일어나야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사무장님의 말을 고스란히 듣고, 6시에 힘들게 눈을 뜨고 아이들까지 앞세워 우리는 금진항으로 향했다. 바로 수 분 후에 서서히 붉은 기운이 구름 뒤로 돌더니 이글이글 뜨거운 붉은 덩어리가 나타났다. 빛이 번지며 만들어내는 그림은 너무 아름다워서 우리는 황홀했고, 가슴이 뜨거워져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아침 식사를 하고 느린 우체통을 하였는데, 가족에게 편지를 쓰면 일년 후 받게 되는 거였다. 매일 같이 살면서 내가 아이들과 남편에게 편지를 언제 쓸 수 있을까란 생각에 가장 커다란 편지지를 달라 하여 가족 모두에게 몇 줄씩 정성들여 썼다. 별 말은 아닌데도 혼자 쓰면서 먹먹하고 잔잔하게 마음이 시큰했다. 이런 가족의 시간도 감사하고, 내 소박한 편지를 받아줄 가족들을 생각하니 설레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고기 잡기를 하기 전에 고구마와 산딸기 소를 넣은 쫄깃한 찹쌀떡 만들기를 했다. 우리는 만들면서 하도 많이 집어 먹어서 배가 너무 불러왔다. 뜨끈한 반죽에 소를 넣어 씹는 맛은 시중에서 파는 떡맛과는 차원이 달랐다. 직접 만들고 금방 해 먹는 맛은 세상 무엇과도 비교안되는 자연의 맛이다. 마지막 일정으로 마을 주변에 있는 계곡을 걸으며 재미있는 돌 찾기 게임도 하고, 아이들은 공룡, 곰, 토끼 등 자기만의 눈으로 찾아낸 기발한 돌들을 자랑하는 순수의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못잡아도 좋고 보이기만 해도 좋은 물고기를 구경하며 또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가족들이 서로를 챙기고 배려하고 또 어울리다 정이 너무 들고나면 꼭 헤어짐의 시간은 다가오고, 아이들은 또 언제 만나자는 기약을 남기며 또래와 아쉬운 헤어짐의 시간을 나눈다.
돌아가는 발걸음은 늘 아쉽지만 따뜻하고, 풍성하다. 인심으로 품어주고, 모두의 마음과 기운을 얻고 우리 모두는 한껏 충전하고 기분좋게 도심으로 향한다. 가면서 또 바로 올 거라는 약속과 계획을 잡아 본다. 가을의 알록달록한 산을 마음에 가득 담고, 시원한 바람까지 잔뜩 품고서 기분 좋은 추억의 힘으로 우리는 또 매일을 감사하며 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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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울타리 마을 사무장입니다! 너무 글을 잘쓰셔서 글로만 보면 무슨 엄청난 곳에 다녀오신줄 오해하겠습니다 저희 마을은 다른 마을과 같이 조용하고 한적한 그런 작은 시골마을일 뿐인데 너무나 즐겁게 지내다 가주셔서 오히려 저희가 감사드립니다.
특히나 하늘이 도와서 보신 별자리와 아침 일출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신다니 저희 마을과의 인연을 하늘도 축복해주시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멋진 글로 저희마을을 잘 포장(?)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언제나 열려있으니 다시한번 가족분들과 꼭!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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