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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수고스러움을 감내하는 삶
글쓴이 : 조경미 날짜 : 23.09.03 조회 : 192
SNS 링크 : https://blog.naver.com/whrudal0430/223201109238






지금 내가 쓰는 청촌맛여행의 수기는 기존의 여타 다른 수기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검색해 본다면, 이 청촌맛여행의 장소, 일정이야 대산농촌재단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하고, 참가자들이 올린 몇몇의 수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내가 여기에 남기는 이야기는 일정 하나하나 육하원칙에 맞춘 사실적 글이 아닌, 오로지 나의 감상으로만 가득찬 글이 될 듯 싶다.

사회학자 정은정은 1인 혼밥을 위한 잘 차림 상차림 이면에 식사 이후에 이루어지는 1인 가구의 정리노동이 배제되어 있음을 말하며, 좋아 보이는 상차림과 나에게 좋은 음식은 조금 구별되어 다뤄질 필요성이 있음을 말한다. 요컨대, 예쁘게 그릇을 써가며 상을 차려내지 않고, 조금 투박하게 담긴 반찬통에 담긴 반찬을 먹어도 나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투박한 내 식탁 풍경을 이전과 다르게 바라봐야 함을 말한다.

나에게 농촌의 삶이란 이중적이다. 귀농귀촌을 통해 성공적으로 정착하거나, 대량 생산을 통해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농부와 허리가 구부러진채 장시간 노동하는 시골 촌부의 삶의 모습두 가지가 그것이다. 특히 조부모가 실제 충청북도 군단위 지역에서 지금까지도 농사를 짓고계시는 모습을 볼 때면 개인의 노동과 개인의 노동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가 동일한 선상 위에서 다뤄진다는 것이 농촌경제에서 얼마나 힘든지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조부모의 삶을 통해 개인의 ‘장시간 노동’을 기반으로 삶을 꾸려가는 모습을 자주 목도하곤 했다.

신경림 시인 ‘농무’의 한 구절처럼 ‘비료값도 안나오는 농사 따위야’가 평생 해온 일의 전부인 시골 촌부인 조부모에게 고향을 떠나 도시에 정착한 자녀들의 삶은 본인들의 고생에 대한 댓가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나에게 농촌은 가야할 곳이긴 보다는 떠나야 할 곳이기도 했다.

이런 사회의 흐름은 결국 농촌의 위기이자 우리나라 식량의 위기를 낳았다. 다양한 정책적 제도를 통해 농촌의 삶을 도시처럼 매끄럽고 윤택하게 만들어 내려고 하지만 여전히 농촌의 사회적 인프라는 도시의 인프라에 비해 부족하고, 농촌의 삶은 도시인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으로 비춰지진 않는다.
그리나 이런 시대적 현실에 절망하기보다는 농촌에 터전을 가꾸고 살아가고 있는 농부들의 새로운 움직임들이 있는데 이는 크게, 몇가지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팜과 같은 신식 농업을 통해 농업을 힘든 육체노동이 아닌 기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
리가능한 산업으로 만들어가려는 노력, 환금성이 높은 작물의 생산을 통해 농업의 경제적 가치를 높여가려는 농업인들의 노력들을 살펴볼 수 있으며,
다음으로는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이 가진 경제적, 사회적 가치들을 실제 체험객들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
마지막으로 농업교육, 귀농귀촌자대상 대출, 생활지원금 등 정책적 지원을 통해 농업인들의 이탈을 막고, 자립을 돕고 있다.

이번에 참여한 대산농촌문화재단의 ‘청촌맛여행’은 이런 농부들의 새로움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노력하는 재단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번 ‘청촌맛여행’은 내가 기존에 참여해봤던 농촌 체험프로그램과 조금 다른 점들이 있었다.
첫 번째로는 일정이 내가 겪었던 체험에 비해 상당히 긴 2박 3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하루 몇 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체험프로그램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참여자들이 체험해야 할 것들이 정해져 있어 빠르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 농촌체험의 경우 2박 3일이라는 일정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조금씩 일정이 조율 가능하고, 충분히 참가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농부들이 어떻게 지금의 터전을 만들어 냈는지, 우리가 어떻게 농촌의 현실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들을 함께 버무려 놓아 단순히 ‘힐링’에만 초점이 맞쳐져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농촌의 다양한 모습들을 충분히 숙고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단순히 작물 생산과 출하로 이뤄진 시스템이 농촌산업의 가장 큰 핵심이긴 하지만 이 외에 농촌체험프로그램, 귀농귀촌 교육, 결혼, 환갑 등 가족행사 지원 등을 통해 농촌이 시행해 볼 수 있는 사업들이 무엇이 있고, 다른 무엇을 상상해 볼 수 있는지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2박 3일 여행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이렇게 오랜만에 장시간 여행을 해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사실이다.
각자 인생의 길이 많이 달라진 시점에서 함께 뜻을 모으고 다녀온 ‘청촌 맛여행’은 우리가 여전히 같은 꿈을 꾸었던 소녀였음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이 여행에 참여한 사람 모두가 각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지원했는지는 알 수는 없다. 대도시 중심의 삶이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왜 여전히 농촌을 중요시하고 시선을 돌려 살펴보아야 하는지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늘 삶에 치여 간과하곤 한다.

농촌의 현재에 대해 누군가(대산농촌재단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농가들)는 중요하게 인지하고, 그 중요성을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의 일부분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은 여행이 참여자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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