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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2023 청촌맛여행(강원도 인제) 후기] 청춘, 농촌, 우정...그리고 사랑
글쓴이 : 윤이나 날짜 : 23.11.05 조회 : 146
SNS 링크 : https://blog.naver.com/ksg3749/223256484693








청촌맛여행에 세 번을 응모했다. 그리고 세 번 다 떨어졌다. 하핫. 하지만 같이 가기로 한 친구(세모)가 다행히 당첨됐다. 셋이서 같이 가기로 응모했던 여행인데, 한 명이 다른 일정으로 참석이 어렵다고 했다. 황급히 대타를 구했다. 내 대학동기 꼬닭이가 함께 하기로 했다. 꼬닭이와 세모는 초면이다.

둘이서 어색하면 어쩌지 걱정했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여드름 스티커 붙여주는 등...원래 알던 사이처럼 지내더라. 그래, 이참에 도시에서 쌓은 걱정과 잡념은 모두 버리고, 여행에 집중하기로 했다.

춘천역에서 1시간 단체버스를 타고 한국DMZ평화생명동산에 도착했다. 버스를 내리자 광활한 자연이 우리를 반겼다. 하지만 너무 배고팠다. 일단 숙소에 짐을 던져두고 식당으로 아이처럼 달려갔다. 첫 식사는 버섯두부전골이었다. 국물에서 깊은 맛이 느껴졌다.

식사 후 첫 일정은 먹거리 세미나였다. 솔직히 처음 수업 들을 때는 강의 내용이 다 이해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2박 3일 일정을 통해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 자연의 소중함, 건강 등 여러가지 주제에 대한 체험활동을 거치면서 먹거리 세미나에서 배운 내용이 떠올랐다. 머리로 배우고 가슴에 새겼다.

먹거리 세미나가 끝나고 곧이어 에코티어링 시간이 이어졌다. 딱히 열심히 해도 상품이나 상금은 없다지만 왠지 승부욕이 생겨서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고, 결국 모든 미션을 완수했다. 누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에코티어링을 하면서 이름 몰랐던 풀꽃의 이름을 알게되고, 흑염소와 인사하고, 2박3일 동안 어쩌면 그저 스쳐지나갔을 장소를 유심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첫째날 마지막 일정은 고구려 북소리 체험이다. 고구려 북소리가 생소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하는 것도 고구려 북소리의 박자라고 한다. 마침 그 다음날 저녁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한일전)이 있었는데, 친구들과 고구려박자 1번! 하면서 응원했다. 사실 나는 박치라서 수업따라가기가 버거웠다. 그래서 박상철의 무조건에 맞춰서 북을 두드리는 게 어려웠는데, 제대로 맞게 두드리진 못했지만, 그냥 두드리는 행위 자체를 즐겼다. 북을 쿵쿵 때리면서 생기는 기분좋은 울림을 느꼈다. 잘하든 못하든 그냥 즐기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이런 흥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 전통의 음악이 더 대중화되면 좋겠다.

숙소에서의 단잠을 뒤로 하고,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부터 농사체험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녹두 빈대떡은 맛있게 먹으면서 정작 녹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도시사람인데, 이번에 마침 녹두 따기가 주된 미션이었다. 까만 콩깍지 속에 노란색 녹두(우리나라 토종 씨앗이라 노란색을 띈다고 한다.)가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리고 보너스로 아직 밭에 남아있던 애호박도 몇 개 땄다. 애호박은 마트에서만 보던 길쭉한 형태가 아니라 둥근 형태였다. 마트에서 보는 길쭉한 모양은 상품성을 위해 비닐틀에 모양을 강제로 변형시키는 건데, 자연에서 큰 애호박은 둥글다고 한다. 자주 식탁에 올리는 식재료인데, 애호박의 원형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새삼 부끄러웠다. 비닐틀을 사용하는 것도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에 기여하는 환경오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농사체험 후에는 동산을 돌면서 밤도 줍고, 벼를 수확해서 탈곡기에 돌리는 것도 체험했다. 요즘은 모든 작업을 기계가 다하는 세상인데, 전통 방식으로 전기 없이 탈곡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편리함을 주는 현대의 문물에 다른 어떤 부작용(환경오염, 유전자 변형 등)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요가시간이었다. 사실 서울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하지 않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었는데, 오랜만에 온몸을 쓰면서 움직이니 정말 말 그대로 내 몸이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평상시에 잘 쓰지 않는 근육들이 활기를 찾았다. 요가가 끝난 후에는 차를 마셨는데, 따뜻한 우리 차를 마시면서 몸도 마음도 따뜻해졌다.

다음으로는 운동으로 꺼진 배를 채우는 시간이었다. 직접 닭고기 스프와 감자전, 유자드레싱샐러드를 만들었다. 재료 손질부터 완성까지 모두 우리 손을 거쳐 정성스레 만든 음식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특히 유자드레싱이 너무 맛있고 만들기 쉬워서, 서울에 돌아온 뒤에도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누룩소금이 천연발효로 우리 몸에 좋다고 하셔서, 집에 있는 소금을 다 쓰면 한 통 새로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둘째날 마지막 일정은 오행순환의 집에서 따끈하게 몸을 데우는 시간이었다. 찜질복으로 본격 갈아입고 찜질 시간을 가졌는데, 묵은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었다. 친구들과 따뜻한 곳에서 도란 도란 이야기하니 시간도 금방갔다.

둘째날 밤에는 일정과 별개로 친구들과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시안게임 축구경기가 승리로 끝나고, 기분좋게 숙소로 가면서 우연히 올려다 본 하늘에는 별이 쏟아질 것처럼 가득했고, 우리는 아이처럼 좋아했다. 별자리를 찾아보면서 들떴고, 기적같이 순간 반짝이며 지나가는 별똥별을 볼 수 있었다. 자연 속에서 우연함으로 빚어진 찰나의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마지막 날에는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을 떠나 하추리마을로 이동했다. 두부를 직접 만들고, 가마솥밥을 지어 먹었다. 사실 처음에는 밥솥 놔두고 뭐하러 이렇게 고생하나 툴툴댔지만, 장작불 피우는 것부터 너무 재밌었고, (물론 어려웠지만) 고생끝에 완성된 가마솥밥을 먹었을 때는 당장 집에 있는 밥솥을 갖다 버려야되나 생각했다. 누룽지에 물을 끓여 만든 숭늉은 나를 '어떻게 쌀과 물에서 이렇게 고소한 맛이 나는걸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다.


인제에서 2박3일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다. 사실 일정이 제법 빽빽해서 강행군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돌아보니 알차고 좋았다. 더 많은 프로그램을 즐기지 못한게 아쉬울 뿐이다. 내년에는 3박 4일...아니 5박 6일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반농담/반진담).



아, 청촌맛여행인데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첫 날 버섯두부전골을 시작으로 매끼니가 정말 건강하고 다채로운 음식들로 구성된 식사였다.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모든 음식이 제철에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한국DMZ평화생명동산에서 직접 기르거나 자연스럽게 자란 식물들로부터 얻는다는 것이었다.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맛있고 건강한 식재료가 가득한데, 외국 향신료나 육류 소비에 익숙해진 식습관을 돌아보게 되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나는 경상도 출신으로서 음식이 전반적으로 조금 싱겁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간 조절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싱겁게 먹는게 건강에 좋다고하니 2박 3일 나트륨 디톡스의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매일 저녁에는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선생님들이 야식시간을 마련해주셨는데, 막걸리와 맥주를 조금 준비해주셨고, 안주로는 감자, 옥수수, 밤 등을 주셨다. 사실 안주가 좀 안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다보니 음식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단맛이 좋아서 술의 쌉쌀한 맛과 잘 어울렸다. 의외의 조합을 찾은 기분이 들었다.



2박3일간의 청촌맛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이 되어주었다. (도시에서는 한낱 직장인이던 내가 이세계에서는 재능있는 농부인 건에 관하여...) 처음 가 본 인제는 자연이 나를 맞아주는 따뜻한 여행지였고, 처음 가 본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은 멋진 선생님들이 계시는 배움의 장소였다. 처음 배운 고구려 북소리는 잘 못했지만 스트레스가 확 풀릴 정도로 즐거웠고, 처음으로 해 본 농사일은 생각보다 즐거었고, 땀 흘리는 일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처음 요리한 음식은 엄마가 해 준 음식만큼 맛있었고, 항상 내게 요리해주신 엄마에게 나도 요리를 대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직접 지어서 먹은 가마솥밥은 눈물 날만큼 고소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은 왜인지 원래 알던 사람처럼 따뜻하고 친절했다.



도시에서 반복되는 삶에 익숙해져가고, 새로운 즐거움에 목이 마를 때, 인제에서의 특별한 2박3일은 내게 오아시스가 되어주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편안함을 찾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새로운 세계에서 나의 처음과 마주하면서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알아가고, 또 원래 내가 살던 삶에서 무엇이 정말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청촌맛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새로운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동시에, 드디어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당장 도시에서의 삶을 버리고 시골에서 살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돌아간 그 곳에서도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인식하고,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고, 선택하고, 책임지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삶에 새로운 활력을 찾고 싶은 모든 청춘들에게, 청촌맛여행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담양에 가고싶다!!!! 꼭 ! 또 같이가자, 세모야~~ 꼬닭아~~



-나나 작성-



p.s. 제목의 '청춘, 농촌, 우정...그리고 사랑'에서 사랑은? 자연과 나에 대한 사랑❤️



#청촌맛여행 #대산농촌재단 #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윤이나 23/11/05 [10:1] 수정 삭제
행사참가일이 선택지에 잘못표시된 것 같아요! 제가 참가한 날은 10.6.~10.8.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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