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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농촌재단
후기

[인제] 무엇을 먹으며 살 것인가
글쓴이 : 김상인 날짜 : 23.11.05 조회 : 111
행사일 : 9.18~25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어떤 학교를 나와 어떤 사회적 지위를 얻을 것이고 어떤 사람과 함께할 것인지를 한 평생 고민한다. <무엇을 먹으며 살 것인지>는 이러한 것들에 밀려 뒷전으로 두기 십상이다. 청촌맛여행은 내가 무엇을 먹으며 살아갈지 생각하게 하는 여행이었다.
집밥을 먹으며 자라오다 성인이 되어서는 혼자 먹을 것을 마련해야 했다. 무엇을 먹으며 살아갈지 고민하지 않았던 나는 그저 그 순간 먹고 싶은 것을 먹었다. 자극적인 음식,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맛집이라는 곳에서 너도 나도 먹는 음식들을 먹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채식을 해보겠다고 했다. 불편을 감수하며 채식하는 모습을 보고 나의 먹는 행위를 돌아보았다. 내가 먹기로 선택한 것이 동물과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돌아보았다. 그렇게 채식과 육식 중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청촌맛여행을 하며 한 가지를 더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먹기로 선택한 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떠올려보았다. 매운 음식을 먹으며 위염을 얻고, 커피를 먹으며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디저트를 먹으며 혈당 조절이 힘든 몸이 되었다. 한 끼 식사에서 탄수화물 또는 지방만 얻는 경우도 꽤 많았다. 세상과 나에게 모두 좋은 영향을 주는 먹거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먹는 한 끼 한 끼는 나의 식습관 터닝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했다. 밥과 반찬을 천천히 씹어 먹으며 이 식사에서 내 몸이 얻는 영양분을 생각했다. DMZ평화생명동산의 생태계를 직접 돌아보며 내가 먹는 것의 생명력을 온전히 느껴보았다. 이렇게 내가 먹는 것을 직접 키우고 가꾸는 일이 어쩌면 나 스스로를 잘 가꾸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여기서 배우고 느낀 바를 실천해보고 싶어졌다.
사실 도시 생활에서 자급자족하기가 힘든 것임을 잘 알아서, 인제에서의 모든 순간을 최대한으로 내 안에 담아오려 노력했다. 처음 맛보는 나물과 반찬들, 높은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따끈한 햇살, 나무와 풀과 꽃들, (이제는 보기 힘든) 꿀벌들, 새까만 밤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과 구수한 차풀차의 향, 아무 걱정 없이 이 순간에 집중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담아오려 했다.
청촌맛여행을 다녀온 후로는 무엇을 먹으며 살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내 몸과 세상에 더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된 것이다. 청촌맛여행이 꾸준히 이어져서, 무엇을 먹으며 살아갈지 고민할 기회가 없었던 수많은 청춘들에게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면 한다. <무엇을 먹으며 살아갈지>가 곧 <내 삶을 어떻게 꾸려갈지>로 이어질 테니까!

*이후 글은 여담입니다.
DMZ평화생명동산에는 멋진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서화평화도서관! 본업이 도서관 사서인지라 도서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최소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다른 도서관처럼 잘 갖추어지진 않았지만, <평화>를 주제로 어느 도서관보다 멋진 공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휴가를 내고서라도 서화평화도서관 환경개선사업(셀프 사업명짓기)에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꿔봤습니다. 숙식만 제공해주시면 이 청춘 바쳐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행사일 선택지가 없어서 정확한 행사 참가일을 따로 남깁니다. 제가 참가한 행사일은 10월6일~8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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