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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라데이에서 만끽한 즐거운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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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고지혜 |
날짜 : 16.10.31 |
조회 : 1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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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지 마시고
라랄라 노래를 부르며
데리고 오세요, 누구든지
이곳 고라데이 마을로~
(고라데이 대탐험 중 지었던 사행시)
이번 농촌체험은 정말 행운이었다.
우리가족은 대기 4번이었다.
혹시나 하여 농촌체험을 위해 비워둔 주말을
뭘 하면서 보내야 하나 고민중에 걸려온 전화!
"고라데이 마을에 가실 수 있습니다!!"
유후!
(이 글을 보시는 신청자 여러분, 끝까지 희망을 잃지 마시길)
가족여행은 언제나 즐겁지만, 엄마 아빠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농촌체험은 더욱더 즐겁다!
고라데이 마을은 강원도 횡성의 초입쯤에 있었다.
강원도이지만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차를 달리며 보이는 코스모스가 가을의 시작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2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고라데이 마을은
골짜기의 사투리처럼 구비구비 길을 돌아 위치했다.
첫인상부터 조용하고 정갈한 우리네 시골마을이 그대로 연상되는 곳이었다.
고라데이 마을은 농촌체험을 하기 위해 특화된 곳이나 다름없었다. 회관부터 사설 펜션에 버금가는 숙소, 넓은 마당, 움막체험을 할 수 있게 지어진 여러채의 움막들, 앞쪽에는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뒤로는 산새가 훌륭했다.
점심식사를 먹고 본격적으로 체험활동을 시작했는데 하루가 어찌나 빨리 지나갔는지, 너무나 후다닥 시간이 가버린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산골운동회. 아이들도 돌아온 이후 산골운동회를 일기에 적었다. 기존 도심에서 레크레이션 강사들이 진행하는 게임이나 운동회와는 차원이 다른 기발하고 재미있는 게임들이 정말 재미있었다. 가족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원반던지기나 숫자 맞추기 등은 정말 흥미진진 그 자체였다. 참가자들을 모두 두팀으로 나누어 진행했던 공 나르기도 꼬맹이부터 할머니까지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다음으로는 고라데이 탐방. 솔직히 탐방이라고 해서 산에 올라가거나 지루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익사이팅하고 정신없고 재미있었다. 마을주민 사인받기, 잠자리 손으로 잡아오기 등등 소소하면서도 고라데이 마을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후로 패트병으로 어항을 만들어 고기를 잡는 어고들 시간이 끝나고, 저녁은 맛있는 돼지갈비 바베큐. 끊임없이 구워지는 고기와 따뜻한 된장찌개. 무엇보다 무친 더덕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그리고도 이어지는 프로그램. 움막체험과 으스스한 달빛산책. 신나게 기타를 치시며 흥을 돋워 주시는 촌장님과 타오르는 모닥불, 고소하고 따뜻했던 구운감자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솔직히 달빛산책을 할때 양쪽 호주머니에 손전등을 넣고 (혹시 몰래 무서우면 키려고) 시작했으나 암흑같은, 칠흑같은 고라데이 마을을 네 식구가 손을 꼭 잡고 한바퀴 돌아왔다. 손전등은 필요 없었다. 가족의 믿음과 꼭 잡은 손 만으로도 어둠을 극복하기 충분하다는 걸, 해보기 전에는 정말 몰랐다.
이렇게 하나하나 적고 나니 고라데이에서 정말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솔직히 고라데이 마을을 다녀오고 나서 학교에서 하는 몇몇 체험에 참여했었는데, 급조된 듯한 프로그램이 고라데이 마을과 너무 비교가 되어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고라데이 마을 때문에 눈높이나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서 일까^^ 다음날에도 일찍 일어나 돌을 갈아 목걸이도 만들었고, 직접 땔감을 주워와 맛있고 영영많은 가마솥 밥도 지어먹은 일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불맛이 담긴 잘 지어진 밥은 그냥 밥만 먹어도 꿀맛이었다. 안 먹어보셨으면 말을 마시라~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길에 차를 잠시 세우고 홍천강의 발원지인 서석면에서 열리는 코스모스 축제도 잠깐 들러서 사진도 찍었다. 여러모로 가을을 만끽했던 1박2일. 다시 가고 싶은 고라데이 마을. 1박2일은 너무 짧게 느껴진 여러모로 아쉬운 하루였다.
아! 다 쓰고 보니 버섯체험을 빼먹었네. 멋진 버섯농장 아저씨가 불러주신 [내 나이가 어때서]가 너무도 인상이 깊었던지, 1학년 우리 둘째 녀석이 다 외워서 이후에 있었던 외할머니 생신때 이 노래를 불렀다. 버섯 아저씨 덕분에 맛있는 표고버섯도 먹고, 노래도 배우고 일석이조가 따로 없었다. 버섯 농가로 성장하시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겠지만 외지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말 부럽고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도시사람들의 로망이 될법한 성공적인 귀농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시골에 살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이 들게 만들었음)
A부터 Z까지 너무나 신경 많이 써주시고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주신 마을 관련 분들께, 그리고 모두 함께 즐겁게 1박 2일 보낼 수 있게 서로서로 도와주신 9월 24일 참여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다녀온 후 마을에서 우리가 지낸 시간을 찍은 동영상 을 보내주셔서 보고 또 보고 있다. 2016년 가을은 고라데이 마을 덕분에 그야말로 풍성해졌다. 짧은 계절 속에 잊을 수 없는 추억하나가 또 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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