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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암민속마을의 멋진체험(초6 딸의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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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주규현 |
날짜 : 12.07.01 |
조회 : 3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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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히크.
나 오늘 매우 신나는 체험을 하였어.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구? 이야기는 오늘아침부터 시작돼.
우리가족은 유림이언니 가족과 함게 한 차에 타고 외암 민속마을을 향하여 달리고 있었어. 차에서 한바탕 들뜬 나는 아이들과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하였어.
차가 좀 밀려 오랜시간 차안에서 멀미도 났지만 민속마을에 도착한 우리는 100년 전쯤으로 온 듯한 풍경에 시간여행 주인공처럼 들뜨기 시작했지.
이장님 말씀이 오늘 체험할 것은 마을 둘러보기, 감자캐기, 한지등 만들기, 삽겹살 파티, 소망등 만들어 날리기로 안내를 해 주셨어. 처음에 마을을 둘러 보는데 우리가 오늘밤 묵을 집이 제일 궁금한거야. 민속마을이라 초가집과 기와집이 함께 있는데 대게 모두들 초가집에서 묵게 되었어. 그런데 나는 우리가 묵을 집이 기와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리면서 찾아다녔지. 나의 꿈이 이루어진건야. <교수댁>이라고 조선시대 성균관 교수를 역임한 분의 집이라 이름이 그렇게 붙은 어마어마하게 큰 기와집이었어. '와우' 우리가족은 너무 신이 났지.
다음 체험은 감자캐기야. 감자는 보통 4월초에 심어 단오때 즈음하여 수확을 한다고해. 양력으로 6월쯤 되면 큰 감자가 나오기 보통인데, 요즈음에는 가뭄이 들어 감자의 크기가 아주 작아. 하지만 당도가 높아 소금을 넣지 않아도 간이 맞을 정도로 맛이 있다고 해.감자 캐는 방법은 매우 쉬어. 먼저 감자의 줄기를 잡아 뽑고, 줄기에 붙어있는 감자들을 떼어내면 되는 거야. 그리고 땅에 떨어진 감자를 캐면 되는거지. 나는 감자줄기를 뽑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되어 이 이랑, 저 이랑 다니며 감자의 줄기를 뽑았어. 땅이 딱딱하지도 않고 줄기도 쉽게 뽑혀 한번 줄기를 뽑으면 감자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정말 신이 났어. 또 크기가 아빠 주먹만한 감자가 나오면 얼마나 뿌듯하던지....이장님께서 망 4개를 주셨어. 나는 큰 감자만을 담으려고 고랑을 넘나들며 제일 큰 감자를 골랐어.가는 곳마다 감자가 커서 망이 꽉 차자 내 셔츠 위에 감자를 올려 놓기 시작했지. 엄마는 그것을 보고 셔츠가 지저분하다며 한소리 하셨지만 나는 오히려 진짜 농부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
다음 체험은 소망등 날리기야. 우리가족이 원하는 소원을 소망등에 적어 날려보내는 체험이지. 이장님께서 매우 큰 소망등을 우리에게 나누어주시자 나는 악마의 욕심이 발동하여 맨 꼭대기에 내 꿈이 이루어지게 썼어. 맨 꼭대기에 쓰면 웬지 모르게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 잘 들어주실 것 같았지. 옛날 바벨탑의 욕심이 내게도 있었던 거지. 소망은 "시험 올백 맞게 해 주세요. 동생이 내 말 잘 듣게 해 주세요."등 참 다양하게 적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더 멋진 소원을 적을걸.'후회가 돼. 사람들은 항상 일이 끝나면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후회하게 되잖아. 하지만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지. 잠시후 이장님께서 우리 등에 불을 붙여주시자 두둥실 저~ 멀리 날아가는거야. 나의 소원이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나의 소원이 이루어질 거라는 확신이 들게 되었어. 하늘 가운데 버티고 있는 것을 보니 이건 필시 하느님이 나의 소원을 들어주시는 걸꺼야. 벌써 김칫국 마신거라고 생각되지만 내 생각이 맞기를 바라며 이 밤을 모두 마칠께.
둘째날 아침이 밝았어. 히크
어제의 즐거운 체험으로 몸이 다소 힘드네. 하지만 오늘도 즐거운 체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힘을 내야해. 오늘의 마지막 체험은 두부만들기 체험이었어. 아홉가족이 힘을 합쳐서 다같이 두부를 만드는 체험이지. 두부를 만들려면 먼저 불린 콩을 맷돌로 갈아야 해. 믹서기로 갈면 쉽지만 맷돌로 갈아야 맛도 좋고 영양도 좋거든. 마을분들이 우리 어린이들의 체험을 위해 화강암으로 된 맷돌을 직접 주문제작했다고 해. 나는 숟가락으로 맷돌안에 콩을 넣고 돌리기 시작하였어. 처음에는 콩 갈린 것이 나오지 않았지만 점점 하얀 거품이 맷돌 주위에 생기기 시작하였어. 그 거품을 보자 나는 갈린 콩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여 잠깐 만져보았는데 꼭 생크림을 손에 묻힌 느낌이랄까? 다음은 맷돌로 간 콩을 솥에 넣어 끓이기 시작했지. 막대 여러개를 묶어서 만든 젖기용 도구로 그냥 젖기만 하연 되어서 이 과정이 제일 쉬을것 같은데 그건 나의 착각이 되었지. 실제로는 매우 젖기 힘들었거든. 마치 고체를 끌고 다니는 느낌이 들었지. 그리고 끓어 넘치기 전에 불을 꺼야하는데 그 시점을 알아채기란 숙련자가 아니면 알아내기 힘들더라구.
다음 차례는 끓인 콩물을 짜는 것인데 이때 남은 찌꺼기가 비지가 되는거지. 걸러진 콩물에 간수를 넣으면 두부가 다 만들어지는데 뜨거워서 어른들이 하시고 우리는 옆에서 지켜보았지. 간수가 뭐냐고? 간수는 소금에서 나온 물이래. 아주 짜고 쓰다고 하는데 이장님께서 조금 맛 보라고 우리 아이들에게 주시는 거야. 그냥 짠 소금물이겠지 하고 물 마시듯 마셨지. 그 순간 코가 뻥 뚫리고 맵고, 쓴 맛이 동시에 나의 혀를 자극하는 거야. 괴로워서 이리 저리 뛰며 물을 먹어 입을 헹구어 댔지. 그것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맛이었어. 그저 괴롭다는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쉬워. 간수를 넣은 콩즙이 엉키더니 덩어리가 완성되었어. 이것이 두부야. 점심으로 우리가 만든 두부를 먹는데 향기로운 고소한 향과 함께 자꾸 손이 가는 맛이었지. 두부로 배를 가득 채웠지.
마을에서의 체험이 모두 끝나고, 교수댁에서 짐을 싸고 이젠 집으로 갈 시간이야. 꿈만 같았던 2일 동안의 체험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차가 타임머신 같았지. 타임머신을 타고 외암민속마을로 다시 가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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