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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에 눈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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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박현주 |
날짜 : 16.10.17 |
조회 : 17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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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대산농촌재단 가족사랑 농촌체험'
10월 연휴를 앞두고 큰 기대없이 신청을 하였는데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연휴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를 접하고선 우려와 걱정이 더 컸다. 사실 친정과 시댁이 모두 조그만 텃밭을 가지고 있어서 농촌에 대한 로망이 있는건 아니었다. 그저 비가 오면 질퍽거림과 축축함때문에 불편할것을 생각하니 약간 꺼려지는 마음으로 출발을 하였다.
도착후 첫 식사를 하고 마을 소개와 가족소개 시간이 있었다.
사무장님의 친절하고 온화한 말씀에 승곡마을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하였고 화목해보이는 다른 가족들을 보니 내 마음도 어느새 따뜻한 온기로 가득찼다. 날씨에 대한 우려따윈 까맣게 잊어버리고 승곡마을의 분위기에 점점 동화되어 갔다.
상주가 고택이 많은 유서깊은 마을인줄은 처음 알았다.
오작당, 양진당, 추원당 등을 돌아보며 우리 가옥의 아름다움을 피부로 느꼈다.
넓은 마당이 주는 여유로움과 사방 어디를 둘러보든 그림같은 풍경을 볼수 있는 전망이 너무 부러웠다.
이런 곳에서 살면 절로 신선의 마음을 가질수 있지 않을까싶다. 마을 사람들의 따뜻하고 넓은 마음이 고택 곳곳에서 묻어나오는것 같다.
수제 소시지 만들기 체험 또한 신선한 경험이었다.
마트에서 파는 빨간 줄줄이 소시지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쉽고 싸게 구매가 가능하고 아이들에게 편하게 먹일수 있다는 이유로 해로움을 알면서도 자주 이용해왔던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시지 공장장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내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엄마인지 깨달았다. 더럽고 위험한 것만 경계하며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했는데 정작 우리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들에는 무심했던 것이다.
자극적인 소시지 맛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수제 소시지도 좋아할까 싶었는데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전날 간식으로 잠깐 맛을 본 소시지를 아주 좋아했던 아이들은 직접 소시지를 만들면서 더욱 즐기게 되었다. 한꾸러미 챙겨주신 소시지는 집으로 가져와서도 아주 맛있게 먹었고 앞으로 소시지는 이것만 먹기로 가족들과 다짐하기도 했다.
떡메치는 활동을 하면서 건강한 간식은 정성으로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고 배 따기 체험을 하며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 농촌의 어려움과 좋은 먹거리를 만들고자 하는 농부의 진심이 느껴져 잔잔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 상주박물관 견학과 낙동강 국립생물자원관을 둘러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되었다.
2박 3일간의 너무도 알찬 일정과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덕분에 잊지못할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었지만 무엇보다 농촌과 먹거리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가장 큰 수확인것 같다.
그동안 나는 책을 즐겨읽으며 가치있는 삶을 지향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저 책상머리에서의 생각일뿐이었다. 가장 큰 공부는 몸으로 하는 공부라고 한다. 책으로 읽고 머리로 알고 있던 자연과 농촌이 나에게 피부로 다가왔고 가슴으로 새겨졌다.
건강한 먹거리는 단순히 내 가족의 건강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환경을 지키고 소신있는 농부의 삶을 지키고 그게 다시 우리의 삶을 지켜준다.
"농촌과 도시는 상생의 관계이다. 도시가 농촌을 지켜주면 농촌이 도시를 지켜준다. 우리가 여러분을 지켜주겠다"라는 대표님의 마지막 말씀이 귓가에 울린다. 나의 가치있는 소비가 가치있는 농촌을 만들고 가치있는 삶을 만들고 가치있는 사회를 만들거라고 믿는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활동으로 계획했던 일이 오히려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고생하신 마을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마을이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길 진정으로 바라며 항상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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