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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친환경농업담양교육원] 4인 4색 토크: 담양의 밥상에 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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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임창근 |
날짜 : 22.10.26 |
조회 : 4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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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일 : 10.1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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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전남 친환경 농업 담양교육원에 다녀온 지도 어느덧 열흘이 지났다. 오늘 저녁 밥상에는 특별히 그곳에서 만든 유기농 장아찌와 어느 정도 잎이 자라 수확한 상춧잎이 올랐다. 그간 심심찮게 구워 먹던 소고기는 이제 한 달에 한 번만 먹기로 했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푸릇푸릇하고도 아삭아삭한 식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니 절로 담양 이야기가 피어난다.
⚫ 아무거나 주는 대로 먹었던 아빠: 아빠는 사실 먹거리가 어떻게 우리 집 밥상에 오는지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었어. 그런데 이번에 박진희 농촌 활동가와 김상식 농부 아저씨의 말씀을 듣고 새롭게 느낀 것들이 많았어.
어떤 사람이 먹는 음식만 봐도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나 생활 방식, 건강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해. 음식은 단순히 먹는 대상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문화라고 할 수 있어. 그런 중요한 음식이 모두에게 접근 가능해야 하는데 소득에 따라 먹거리가 달라지고, 누군가는 낮은 질의 먹거리만을 먹어야 한다면, 또 누군가는 아예 먹을 수 없다면 그것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인 인권과 거리가 한참 멀어지게 되는 거지. 모두가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박진희 선생님의 모습이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어.
그리고 실제 유기농에 대한 경험을 들려주신 농부 아저씨를 통해 유기농이 소비자의 건강한 먹거리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농약이나 화학 물질에서 벗어난 농부의 안전에도 도움을 준다는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어. 아빠는 단 한 번도 생산을 담당하시는 분들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살짝 부끄럽더라. 또 싸고 멀쩡한 농작물을 선호하지 말고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농작물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되어 생산자에게 공정한 소득을 보장한다면 유기 재배를 하시는 분들이 꾸준히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말씀을 하셨어.
여보, 내가 옛날에 당신한테 비싼 유기농 산다고 구시렁댄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당신의 현명한 소비를 응원하겠어!
⚫ 한때는 먹거리에 깐깐했지만 한풀 꺾인 엄마: 너희들, 엄마가 한○○, 자○○○, 초○○○ 이런 데서 장 본 거 기억나지? 난각번호 1번 달걀, 친환경 농법으로 기른 현미,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와 간장, 저염식, 못난이 과일, 유기 인증 마크 등 엄마 나름대로 좋은 먹거리로 밥상을 차리려고 했어. 그런데 너희들이 크면서 어릴 때보다는 바른 먹거리에 대한 고집이 시들해졌지... 그리고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고 너희들이 잘 안 먹기도 해서 엄마 상처 많이 받았어.
하지만 이번에 담양에서 친환경 밥상 교육을 받고 다시 원래의 엄마로 돌아가기로 했어. 우리 집 안전 밥상 엄마가 안 챙기면 누가 챙기겠냐고! 밥상에 대해 꼼꼼히 공부하고 실천하면 먹거리 안전, 농촌의 미래, 지구 환경까지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겠더라!
즉석 유기농 장아찌에 들어가는 재료를 설명하시면서 김민자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지. 산분해 간장과 탈지 대두의 실체,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많이 침투한 유전자 재조합 식품, 비타민 A 찾다가 농약 투성이 흙당근을 섭취하는 안타까운 선택, 청매실보다 황매실이 더 나은 이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재배 가능 작물의 지도가 달라지고 있는 현실 등 우리가 챙겨야 할 것들이 많더라고! 요즘 기후 위기로 떠오르고 있는 채식에 대해서도 조금씩 시도해봐야겠다.
⚫ 갑자기 농촌에 살고 싶어진 딸: 엄마, 난 교육원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미 반했어. 넓고 푸른 잔디밭에 고풍스럽게 서 있는 한옥, 작지만 있을 것 다 있는 연못, 크고 작은 나무들이 모두 나를 편안하게 해줬어. 아빠랑 교육원 주변 황금 들판을 2인용 자전거로 돌았는데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어. 게다가 집에서 못 키우는 순둥이 강아지가 2마리(강이, 아토)나 있어서 완전 거기서 살고 싶었다니까!
내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변호사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겼는데 여기서 김두리 선생님을 만나고 나니 나도 그분처럼 농촌에서 농사짓고, 아이들에게 유기농에 대해 교육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졌어. 또 죽녹원, 메타세쿼이아랜드, 관방제림과 같은 관광 명소에 대해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줄 자신도 있거든.
작년에 사회 시간에 촌락과 도시의 교류에 대해서 배웠어. 우리가 담양에 갔으니까 담양과 더 가까워지고, 담양의 앞서가는 친환경 농업, 특산물, 유명한 곳을 알게 됐잖아. 앞으로도 촌락이랑 도시가 친해지고 서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 꿈을 찾아보고 싶어.
⚫ 잘 먹고 잘 노는 아들: 엄마 밥도 맛있지만, 거기는 반찬이 아주 많아서 밥이 금방 사라졌어. 토마토 계란찜은 엄마도 해주면 좋겠는데...
양파 껍질이 손수건을 샛노랗게 변신시켜서 깜짝 놀랐어. 쪼그리고 앉아 손수건을 계속 조물조물 만지는 게 힘들었지만, 우리 가족이 천연염색 스카프를 매고 놀러 다녀서 멋졌어. 또 양파를 썰 때 너무 눈물이 났거든. 그래도 유기농 채소를 직접 썰고 담아보니까 재미있었어. 내가 만들어서 그런지 더 맛있네!
엄마, 시골에는 재미있는 게 많은 것 같아. 거기서 축구도 할 수 있고, 새랑 잉어, 강아지도 볼 수 있으니까 또 가고 싶어.
4인 4색 담양 토크로 밥상머리가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담양에서 찍은 사진들을 돌려보며 우리는 내친김에 감사 릴레이를 이어갔다.
♥ 끼니마다 정성이 담긴 감동 밥상을 차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밥상에 숨은 먹거리 이야기를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원시원하게 뻗은 대나무 숲에서, 이름표를 달고 있는 노거수 그늘에서,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인사하는 아름다운 길에서 가족의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시 찾게 되는 농촌, 여유와 낭만이 느껴지는 농촌, 생명을 살리고 희망이 피어나는 농촌의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지원해주신 대산농촌재단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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