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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레지 마을이 준 선물~가족 사랑! 농촌 사랑! 만다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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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공혜정 |
날짜 : 19.06.12 |
조회 : 1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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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연의 시작
지인의 추천으로 '가족사랑 농촌체험'을 알게 되어 그 이후 홈페이지를 왔다갔다 하며 취지도 읽고, 마을도 구경하고, 후기도 보면서 달력에 체험 신청일을 표시해놓았다. 아이들 학교의 재량휴업일까지 2박3일의 날짜가 찰떡! 그래 딱이다! 하지만 경쟁률이 높다 하니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5월 29일 딱 내 생일에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당첨!! 생일 선물을 받은 듯 하다. 평소 딸기 체험도 돈들여 무슨 체험이냐며 가기 싫어하던 남편, 요즘 게임이 제일 좋다는 초등학교 3학년 딸, 벌레와 어둠을 싫어하는 7살 둘째 딸.. 과연 모두 좋아할까 걱정도 되었지만 기대반 걱정반으로 체험날을 기다렸다.
2. 출발, 만남 그리고 첫째 날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경남 산청. 광주에서 1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감사하였다. 쉼터 식당에 한팀 두팀 모일 때 처음에는 어색한 분위기였으나 성경모 위원장님과 이준 사무국장님의 소탈하면서도 편안해보이는 웃음에 긴장이 풀어질 수 있었고, 집밥 같던 점심은 꿀맛이었다. 폐교된 분교를 개조한 마을 학교, 그림책 도서관에서 가족 소개, 체험의 취지와 내용 소개, 민박집 뽑기 등이 진행되었다. 다음날 비 예보가 있기에 일정을 조정하셨다는데 역시 농촌 체험 7년을 진행하신 노하우가 느껴졌다. 물치료를 진행하기 위해 단순한 펌프질을 하고, 꽃잎을 따서 넣는 것 부터 아이들은 쉼없이 웃고 떠들고 재미있어 한다. 여기 저기 이런 벌레도 있고, 저런 벌레도 있다면서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신기해하며 재잘거리고 모여든다. 자연과 농촌은 아이들의 맑고 순수함을 잘 드러나게 해 주는 최적의 무대인것 같다. 이후 마을과 숲을 돌며 미션을 진행하는 '똥네 한바퀴'는 아이들이 체험 중 최고로 꼽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가족끼리 뭉쳐 문제도 풀고, 밧줄도 타고, 솔방울도 던지고, 새 소리에 귀도 기울이고, 왜 똥이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배우면서 쉽고 재미있게 농촌에 대해 이해하고, 가족끼리 뭉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시원한 계곡에서의 다슬기 잡기 체험도 아이들이 어찌나 집중하던지...그냥 돌을 물에 던지고 모래를 만지고 신발에 넣었다 뺐다 하는 놀이에도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너무 행복했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로 인해 천문관을 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지만 똥샘께서 열심히 연구하여 준비하신 게임으로 가족들의 창의력 총 동원!! 그리고 우리가 당첨된 똥샘네 별채로 가서 단잠에 빠지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특히 물을 내리지 않고, 부엽토를 사용하는 생태화장실은 냄새도 나지 않았고 아이들도 거부감을 보이지 않으며 사용하였다. 정말 환경과 농촌을 사랑하고 지켜가려는 똥샘과 마을 분들의 노력이 느껴졌고, 존경심이 들었다. 내일은 또 어떤 하루로 채워질지 기대가 되는 첫날이었다.
2. 둘째 날
사모님의 정갈한 음식, 수다, 비오는 산청의 풍경, 비에 씻겨 더 탐스러워진 앵두, 벌써 내일이면 집에 가냐고 아침부터 아쉬워하는 아이들.. 둘째날의 모습이었다. 동의보감촌으로 이동하여 한의학, 약초 등에 대해 알아보고, 아이들은 한복 체험도 하면서 즐거워하였고,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약을 먹고 입원을 하지만 옛날에는 약초로 병을 고치고 사람을 살렸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면서 다시 한번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비로 인해 미세먼지가 씻긴 산청의 자연경관은 정말로 감탄을 자아냈다. 산청다운 취나물밥과 우슬식혜도 맛있었고, 식사 후 아이들이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노는 모습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어느 아이 하나 예쁘지 않은 아이가 없었고, 어쩜 그리 맑게 웃던지.. 아름다운 산청과 즐거웠던 체험만큼 아이들의 웃음이 계속 기억날 것 같다. 이후 진행된 몸살림 운동을 통해 내 몸을 풀어주고, 그림책 읽기, 발표하기 시간을 통해 내 마음을 풀어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구나! 다시 한번 똥생과 사무국장님, 사모님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특히 그림책 읽고 발표하기는 나에게도 큰 힐링과 감동의 시간이었는데..몇페이지 안되는 그림책 속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농촌 체험이라는 과정에 있어서 였을까, 아니면 가족과 함께여서 였을까, 아니면 그림책의 힘이었을까... 아마 삼박자가 모두 맞아서 였을 것 같다.
3. 셋째날
2박3일. 처음 신청할 때는 너무 길까 싶었던 시간이 이리 훌쩍 갈 줄이야.. 마지막이라 아쉬운 셋째날. 일찍 일어나 새소리도 듣고, 앵두도 따먹고, 똥샘네 닭 모이도 주고 없어진 닭 한마리를 찾아 너무 자랑스러워하던 우리 둘째의 위풍당당한 모습도 추억으로 남길 수 있었던 아침이었다. 정성스럽게 준비하신 사모님의 손길로 맛난 아침을 먹고, 옆집 언니 오빠와 나누는 수다처럼 편하게 수다도 떨수 있어 행복했다. 간디유정란을 운영하시는 선생님의 삶은 '자연지킴이, 농촌지킴이' 로 충분해 보였다. 참으로 존경심이 들었다. 이후 행복하게 자라는 닭들을 보러가고, 직접 따끈한 달걀도 줍고, 온열치료도 하고, 가족상장주기로 추억을 쌓고, 귀중한 초란 선물도 받고, 소감 발표를 하면서 마을 학교에서의 소중한 체험은 마무리 되었다.
4. 그리고 이제는...
농촌을 체험할 수 있고, 2박 3일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신청했었는데 농촌, 환경, 먹거리,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쉽게 소비하고, 편하게 누리고, 쉽고 싸게 수입되는 농산품을 생각없이 그냥 이용하고, 산보다는 스마트폰을 더 많이 들여다보면서 지내는 하루하루... 내가 이렇게 사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지리산을 지키고, 환경을 보존하고, 사라져가는 농촌의 가치를 지키면서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에 존경심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일희일비하면서 내 뜻대로 안되는 것들에 쉽게 짜증내고, 아이들에게 조바심냈던 시간들이 얼레지 마을이 주는 '만다꼬'를 통해 오늘 하루를 즐기며 사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이들과 약속했다. 수입 농산물 덜 사기, 일회용품 덜 쓰기, 쓰레기 줄이기,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기... 그리고 나도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고, 남들과 똑같은 것을 가지고 소유하고 싶어서 안달했던 날들을 반성하며 있는 것을 지키고, 더 소중한 가치를 꿋꿋하게 바라보고 주장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또한 가족 완전체와 3일 동안 부대끼고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소중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 행복했다. 이러한 소중한 시간도 가족과 함께 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이므로..
마지막으로 독립운동지원으로 본래 이미지가 좋았던 교보(교보생명)와 대산농촌재단이 이렇게 가치있는 투자와 지원을 해주고 있음에 매우 감사드리고, 이러한 좋은 체험과 지원이 더욱 많아져 한명 한명의 작은 변화와 노력이 결국은 큰 변화의 흐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항상 여유있고 푸근한 웃음과 자세로, 많은 준비와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시고 마냥 신뢰감과 편안함을 주신 똥샘과 이준샘, 사모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2박3일 함께 했던 전국 각지의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고,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우리 아이들의 웃음이 계속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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