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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울타리 마을 체험기(부제.농촌에 대해 되돌아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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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미경 |
날짜 : 19.07.19 |
조회 : 1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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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뒤 몇 년 지나서 학교에서도 체험학습에서 안전이 가장 중요해지던 시기였습니다.
실제로 안전이 가장 중요하지만, 서류가 무척 까다로워지던 시기였습니다.
때문에 안전이 확보되면서도, 서류작업이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생각될만한 체험 장소를 물색하던 중, 대산농촌재단에서 운영하는 농촌체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연천 푸르내마을로 학생들과 체험학습을 다녀왔고, 그 뒤로 기회가 되면 꾸준히 대산농촌재단에서 주최하는 농촌체험을 신청했습니다.
매번 고배를 마시다가 이번에는 기필코 가리라는 생각으로 접수 후반부즈음 지원가족이 가장 적었던 강릉 한울타리 마을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확률을 높이니 좋은 결과가 따라 와서 6월 22일(토)에 우리 가족은 강릉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수도권에서 가는 길이 멀기는 했지만, 간만에 농촌 체험에 아이가 좋아할 생각을 하니 쉬지도 않고 강릉으로 달렸습니다.
하지만 강릉 옥계IC에 도착해서 처음 본 풍경은 화마에 그을린 산이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에 속초 산불이 있었지만, 강릉은 속초와 거리가 멀어 화마의 영향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마도 같은 화마는 아니었겠지만 읍내 코앞까지 까맣게 타버린 나무를 보고 있자니, 왠지모를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하지만 마을이 가까워질수록 울창한 삼림이 나타나더니, 강릉이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바다내음이 아니라 피톤치드 가득한 산내음이 우리 가족을 맞아주었습니다.
2등으로 도착한 우리 가족은 짐을 풀고 교육장에 모여 일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 제일 먼저 한 것은 점심 식사를 위한 쌈채소 따오기!
지금까지 본 것중에 가장 관리가 잘 된듯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상추, 오이를 비롯한 각종 쌈채소를 아이와 함께 따보았습니다.
평소에 채소라면 도리질을 하는 아이도 자기가 딴 오이나 상추에는 입을 대더군요.
더군다나 상수원보호구역이어서 농약 한 번 치지 않고 재배하셨다는 사무장님의 말씀에 과하다 싶을만큼 따서 맛있게 다 먹었습니다.
2. 식사 후 진행한 것은 산딸기 채집 체험. 200미터쯤 걸어서 이동한 산딸기밭, 그곳에서 직접 산딸기를 채취해보고, 채집한 것으로 산딸기청을 담근다고 하니 가시에 긁히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땄습니다.
3. 가득 채운 4팩의 산딸기를 그늘에 두고, 바로 옆 고랑에 심어져 있는 감자를 캐는 체험을 했습니다.
아이가 직접 호미를 들고 감자를 캐보기도 하고, 땅 속에 감자를 찾아내기도 하면서 마치 보물을 찾는 듯한 느낌으로 가가호호 아이들이 열심히 감자를 수확했습니다.
누가 캔 감자가 제일 큰지, 누가 캔 감자가 오뚜기 모양인지를 놓고 서로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4. 약간의 노동으로 땀이 난 상태에서 어른들은 자전거 타기,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5. 채취한 감자의 무게를 맞혀라! 사무장님이 말한 무게에 맞게 감자를 바구니에 담으면 바구니 속 감자가 내 것이 되는 게임, 은근 스릴있고, 집집마다 주부의 내공을 시험하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6. 이후 저녁 식사 전까지는 채취한 산딸기로 직접 산딸기청 만들기! 생각보다 설탕이 많기는 했지만,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줄 에너지라 생각하며 즐겁게 Make It~
7. 다시 비닐하우스를 습격하여 쌈채소를 채취하고, 삼겹살과 목살로 저녁 식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매우 탐이 나던 돌판에 고기를 맛나게 구워서 마치 어미새가 아기새에게 먹을 것을 전해주듯 끊임없이 고기가 계속 공급이 되었네요. 다이어트 중이지만, 과감히 고기에 볶음밥까지 클리어~
8. 배가 채 꺼지기도 전에 다시 교육장에서는 산딸기를 이용한 떡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역시 만들면서 떡은 사서 먹는 것이지, 만들어 먹는게 아니라는 생각이.....(힘들다기 보다 생각보다 모양이 안나와요.)
9. 일정의 마지막은 가족에게 편지쓰기, 아마도 가장 많은 두뇌활동을 했던 시간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그날 쓴 편지는 1년 뒤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10.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가로등을 꺼서 밤하늘의 별보기도 시도해보려 했으나, 새벽부터 서두른 관계로 방에서 zzz.(6월에 보일러 틀고 잔거는 안 비밀....)
11. 6월 23일, 새로운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에 상쾌한 공기가 얼마만인지, 수도권에서 볼 수 없었던 깨끗하고 맑은 하늘에 상쾌한 공기가 아침부터 호강을 시켜줍니다. 6가족 중에 꼴찌로 일어나 식사 시간이 넉넉치는 않았어요.
12. 북동용소계곡으로 자전거팀과 자동차팀으로 나누어 출발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간 우리는 갈 때는 공기 맑고 풍경 좋은 지옥을, 내려올 때는 페달 한 번 밟지 않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천국을 구경했답니다.
용소계곡에서 우리가 할 것은 꾹저구 잡기! 이장님 이야기로는 며칠 전에 비가 내려 계곡에 물이 많아져서 수량이 늘어 잡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는 하셨지만, 그래도 잡히는 집은 있더군요.
비록 제게는 그런 행운이 오지 않았지만, 대신 아이를 위해 올챙이는 많이 잡아 주었습니다.
13. 발을 담그고 있기도 어려울만큼 차가운 용소계곡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 가족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사무장님께 전송하여 한울타리 마을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14. 설문지 작성, 소감 발표, 점심 식사 후 귀가 했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1박 2일이라는 시간동안 제법 많은 일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체험을 통해 우리 가족은 무엇을 느끼고 배웠을지에 대해 체험 이후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았습니다.
아이는 농촌에서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이색 체험, 재미있는 놀이, 가족과의 추억쌓기를 한 것 같습니다.
나는 무엇을 느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문득 몇 년에 봤던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학교에서 진로체험학습을 가는데, 농부라는 직업에 대해 체험을 하겠다고 하자 아이들의 반응도 시큰둥했지만, 특히 학부모들의 반대가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농부도 엄연히 하나의 직업이며, 주관적이기지만 가장 소중한 직업인데, 왜 우리 사회는 농부라는 직업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을까?
좀 범위를 넓혀보면 왜 우리는 도시를 위해서는 농촌에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일까?
어찌보면 4차 산업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1, 2, 3차 산업이 없다면 4차 산업이 의미가 있을까?
먹을 것이 없다면 금은보화가 무슨 소용이며, 최첨단 기술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농업의 가치를 가벼이 여기는 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한울타리 마을에서의 한 번의 체험을 통해 농촌에 대해 낱낱이 알 수는 없겠지만, 농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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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지내고 계시죠? 한울타리마을 사무장 박진수입니다
이 글을 일고 나니까 진짜 저희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농촌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편견을 가진 많은 시선이 있는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대산농촌재단의 도움으로 체험하고 가신 가족들 한분한분씩 저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면 농촌의 위상도 달라질것이고 이런 체험기회가 많이 확대되어 온국민 모두가 김미경님과 같이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 생깁니다.
잘 해드리지 못한 기억만 있는데도 글로 아름답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언제나 행복하시고 다음에 또 만나뵙기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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