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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해바리 마을을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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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권은숙 |
날짜 : 14.08.17 |
조회 : 27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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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농촌문화지 여름호에 소개된 “교보생명과 함께하는 2014 가족사랑 농촌체험” 프로그램 중 남해 해바리 마을에 지원 하였고, 최고의 경쟁률을 뚫고 우리가족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장마도 지났고 태풍도 지나갔는데 하늘은 우리가족의 여행을 시샘하는지 계속 비가 내려 예상보다 조금 시간이 지체되었다. 사천 공항을 지나 약 35분정도 지나 해바리 마을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다른 가족들보다 조금 늦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갯벌 생태체험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비가 계속 내려 계획된 일정을 조금 수정하여 모두 우비를 입고 난생처음 비오는날 튼튼한 안전벨트에 의지한 후 (?) Open Car(경운기 트래킹)를 타고 마을을 둘러보고 곽동구 체험팀장의 안내로 편백숲 삼림욕을 하러 가는 길에, 포도덩굴처럼 생긴 참다래 나무도 보고, 탱자처럼 생긴 유자도 보았다. 그리고 유자 나뭇잎 에서도 유자 향 이 나는 것이 신기했다. 비를 맞으며 편백숲에 도착하니 도시촌놈 남편은 유자차를 마시며 군 제대 후 처음으로 비를 맞으며 산책을 했다고 웃었고, 간식을 좋아하는 큰아이는 옥수수를 먹으며 즐거워했다.
산림욕을 마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와중에 통통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선상어부 체험이 “TV 체험 삶의 현장” 같았다.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전어, 게, 멸치, 새우 및 이름 모를 물고기들을 보면서 아！ 내가 체험활동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평생을 같은 일을 하신 어르신부부의 그을린 주름과 억센 손을 볼 수 있었다. 배에 떨어진 새우를 잡아 일으켜 세우니 선상에서 걷는 새우를 보면서 아이들이 신기해 했다. 돌아와 저녁을 먹고 유자비누를 만든 뒤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어제 일찍 잔 덕분에 새벽에 일어나 남편과 함께 깨끗한 아침공기를 폭풍흡입 하면서 마을의 깨끗한 거리와 좋은 집들 그리고 잘 자란 곡식들을 보면서 부자 농어촌 마을이구나 생각을 하면서 산책을 하였다. 그런데,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있던 민박집 할머니의 말씀으로는 좋은 집은 외지에서 온 사람들의 팬션이 많고, 주민은 약 110여가구의 집이 있는데 주로 연로하신 어르신들이고 빈집도 20채 이상이라고 하셨다. 젊은 사람이 부족하고 발전이 멈춰버린 우리 농어촌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왠지 할머니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좋은 먹거리를 생산만하는곳에서 도시소비자와 소통을 하면서 6차산업으로 변화를 꾀하는 요즘 남편과 함께 농어촌의 가치를 높이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잠시 고민해보았다.
아침을 먹고, 지역 문화탐방으로 이순신 영상관에서 노량해전 영화를 보았고, 이순신장군이 전사하시고 처음으로 육지에 몸을 뉘인 이락사, 서포 김만중 선생의 동상이 있는 유배문학관과 독일마을을 다녀 왔다. 오랜만에 역사유적지를 방문하니 수학여행을 온듯한 느낌이 들었고 역사 해설사 선생님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아이들은 생생한 역사 교육을 받아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특히 독일마을에서 박정희 전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하여 울면서 연설을 하신 기록영상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고,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이 만큼 발전한 것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선배들의 땀방울로 이루어졌음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데 우리아이들도 일조하기를 기원하였다.
다행히 비가오지 않아 저녁 무렵 물때를 맞춰 갯벌생태체험을 할 수 있었다. 참여가족들이 여기저기서 호미로 갯벌을 조금 파니 (어제 저녁에 해바리 마을 대표님께서 공부를 시켜 주신 덕에 갯벌생태계에 대한 상식을 가지고) 바지락, 고둥 및 게 등을 함께 잡을 수 있었다. 다리가 아프고 피곤했지만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들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씻고 저녁을 먹고 난 뒤에도 손에서는 갯벌냄새가 남아있었다. 마지막으로 소망등을 띄우며 우리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였다.
이번 여행을 함께한 아버지와 우리가족 모두 뜻 깊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다. 짧지만 농어촌을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준 대산 문화 재단과, 체험기간 동안 아이들에게 많은 설명을 해주신 양명용 대표님과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집 밥을 해 주신 민박집 할머니에게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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