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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영화 한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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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김완숙 |
날짜 : 14.08.27 |
조회 : 4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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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는 보고나면 그저 잊혀지는 것이 아니고
여운이 많이 남고 생각할 것이 많다라고 했다.
요번 산청여행은 내게 좋은 영화한편과도 같았다. 계속 여운이 남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저 여행이 아니라 편안한 쉼속에서 체험을 하고 또 인생의 선배분들의 얘기들을 들으며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내 인생은 어떤 방향으로 가는게 좋은건지
지속적으로 마음에 의문을 갖게 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처음에 신청할때는 그렇게 진지하지도 그렇게 많은 마음의 과제를 안고 오게 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연히 아파트 입구에 있는 지역신문을 보았다. 신문을 꼼꼼히 살펴보는편인 나는 농촌체험이라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저 바다로 산으로 놀러가는것보다 자연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신청을 해보고 싶었다. 여러지역이 있었지만 경상남도쪽은 서울에서 멀긴 하지만 평소에 가볼기회가 적은 것 같아 산청을 선택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첫 번'째 신청에서는 선정되질 못했다. 이런것두 재수를 해야 하나... 오기가 생겨 설상 못가더라도 다시 신청을 해봐야 겠단 생각에 두 번째 신청을 했는데 다행히도 선정되었다는 메시지가 왔다. 갑자기 다른 스케쥴등을 조정하고 얼른 입금하여 갈 마음을 확정한다.
어렴풋이 처녀적에 산청에서 출발해 지리산을 갔던 기억이 있어 산청이 참 아름다운 곳이란 생각이 들어 산청을 가는 마음이 참 설레이고 벅찼다. 태풍을 우려했으나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고 장장 네시간에 걸린 쉼 없는 운전 끝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안내하시는 분들의 친절함에 힘입어 프로그램은 일정표대로 진행되었다. 물론 도착하자마자 준비된 맛있는 식사는 식사준비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새로은 기쁨과 어우려져 맛이 배가 되었다. 식사후 일정대로 6가정의 일정은 시작되었다. 마을숲에 가서 가정단위로 소개를 하고
인근을 둘러보는 체험이 시작되었다. 간디 어린이 학교, 생태마을, 생태텃밭등을 둘러 보았다. 말로만 듣던 간디어린이 학교는 어린 자녀들이 있는 부모들에게 대안교육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였다. 생태마을과 텃밭등도 어찌나 예쁘게 되어 있는지 연신 사진찍기에 바빴다. 맛있는 감자를 간식으로 먹고 곧 소나무 숲길 바위 탐험을 시작하였다. 각자 이름이 있는 바위들을 찾으며 자신만의 이름으로 바꾸는 게임이었는데 그저 무심코 지나칠수 있는 바위들을 아주 세심하게 살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저마다의 모양으로 버티어 있는 바위들이 참 대견했다.
이어 가족단위로 간디학교 대표교사님의 지도로 비누만들기를 했다. 각양의 예
쁜모양으로 친환경 비누를 만드는 우리들은 참 즐거웠다. 특히 친환경 비누가 빨리 녹는다며 쓰기를 싫어하는 남편의 마음도 살짝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다. 각자 만든 비누에 각자 이름을 붙여 포장까지 하고 우리들의 선물상자에 비누를 쏘옥 넣었다.
이어 맛있는 저녁식사후 우리는 다시 숲속학교에 모였다. 우아해 보이는 다도강사님의 강의후 우리들은 가족모두 다도체험을 했다. 강사님이 먼저 들려준 오카리나 연주는 어두운 숲속에서 청아하게 우리의 귀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늘 분주하고 또 서로를 존중하지 못했던 우리 가족들은 여유롭고 또 서로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정성껏 내놓아야하는 차를 대하며 좀더 차분하고 진지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어 각 민박으로 우리는 간택되어 갔다. 우리의 주인장은 이른 시간에 나오셔셔 우리를 가이드 해가셨다. 너무도 따뜻하고 친절한 환대에 우리는 첫 만남부터 가족같은 친근함을 느꼈다. 함께 오미자차를 나누며 우리의 얘기는 깊어졌고 이 마을에 오신 이야기들과 자녀이야기등 인생전반에 대한 편안한 대화들이 참으로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왔다. 5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만화를 사랑하시는 소녀같은 감성을 지니신 분이었다.
다음날 아침 진수성찬의 식사는 감동이었다. 이어진 후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날 배우신 스마트폰 앱으로 우리가 식사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으셔서 짧은 영화를 하나 찍어 보내셨다. 덕분에 카톡 친구들에게 그 동영상을 보내며 우리는 휴가중이라는 아침인사를 날릴 수 있었고 “대박” “와” “진정한 힐링” 등의 감탄사가 쏟아지는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오전에는 산청의 동의보감촌을 방문하였다. 문화해설사의 꼼꼼한 설명으로 여기저기 기체험및 약초구경 박물관 구경등을 잘 할 수 있었고 아이들은 이런저런 게임형 체험에 시간가는 줄 몰라했다. 주변에 잘 꾸며져 있는 지압길을 열심히 걸어보기도 했다. 무료수영장이 마구 개방되어 있음에도 오후 계곡 물놀이가 있어 뛰어들지 못함이 살짝 아쉬웠다.
점심은 대박. 누가 산청에 와서 파스타와 돈까스를 먹으리라 상상했던가.. 토속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시골음식에 대만족인데 어린아이들을 많이 동반하였기에 비슷한 음식이 지겨울 수도 있다는 주최측의 배려로 우리는 산청읍내에 있는 이태리 파스타 사무소에서 파스타와 돈까스도 먹을 수 있었다는... 참고로 이태리 면사무소가 이전 이름이었는데 할머니들이 너무 많이 면사무소로 알고 오셔서 이름을 파스타 사무소로 바꾸었다는 에피소드..
이어 엄마의 정원이란 곳에서 팥빙수 후식... 아이들은 정말 엄마가 꾸며놓은 아담한 정원에서 뛰 놀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사랑스럽고 저런 기회를 많이 마련해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어른으로서의 미안함도 들었다.
스마트폰과 각종 유해한 미디어등에 노풀된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그렇게 뛰어놂이 가장 아이답고 아름답단다.
날이 약간 흐려 태양열 오븐기로 팝콘만드는 체험을 하지 못하고 바로 옥수수 수확체험으로 갔다. 옥수수 재배 주인의 동양철학과 불교철학을 넘나드는 설명을 들었다. 탄수화물이 주성분인 옥수수가 결국 공기에 의해 분해되고 그것에 의해 생겨나는 것임을.. 거기서 공즉시색, 색즉시공 등의 용어까지 맛깔스런 설명으로 도인의 풍모를 보여주셨다. 어린 꼬마들은 어찌도 옥수수에 욕심을 부리는지.. 저마다 더 통통하고 잘 여문 옥수수를 따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쪄서 먹었는데 정말 달콤한 맛.... 평생 이렇게 맛있는 옥수수는 처음인듯
이어 우리는 계곡으로 향했다. 꼬마들은 각종 물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물총놀이 또 다슬기 은어등을 잡고 잠수도 하며 맘껏 여름 물놀이에 심취하였다. 물놀이를 마치고 다시 숲속학교에 모여 가족간 엽서쓰기를 하고 발표를 하였다. 함께 하여 행복한 가족이란 존재를 다시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후 우리는 바비큐파티.. 숯불구이였으면 더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지만 그래도 안에서 구워먹는 돼지고기의 육질이 아주 좋았다.. 맛있는 저녁식사후 다시 민박집
.. 마치 엄마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듯 하루의 재미있었던 여러일정들의 이야기를 가득 담고 민박집으로.. 여기서 또 차와 과일을 먹으며 오늘의 일과 여러 가지 인생이야기들을 하니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었다. 여기 분들은 대부분 귀농 귀촌을 하신 도시 분들이었고 대부분 자녀들을 간디학교에 보내신 분들이었다. 그들의 열려있는 사고와 자녀들에 대한 고민과 존중 그리고 간디학교의 철학이나 학교운영방식등은 치열한 도시에서의 욕심많은 삶과는 참으로 대비되는 것이었다. 치열한 경쟁이나 세상적 성공속에 멍드는 내면을 그들은 많이 사랑해주고 그 내면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사는 것 같았다.
아침일찍 남편과 일어나 주위를 산책하고 예쁜 집 사진을 찍고 마당에 있는 식물들도 관찰하였다. 드디어 떠나는 날이라니 아쉬웠다. 여전히 진수성찬으로 요리해주신 주인님께 감사하고 가면서 먹으라고 식빵을 별도로 구워주시고 오미자물을 얼려 주셨다.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우리가 만든 비누를 몇 개 드렸다. 떠날 때 우리아들에게 강아지풀을 꺾어 주셨는데 아들은 그것을 소중한 보물다루듯 한다.
간디학교 아이들이 지어준 호텔꼬꼬라는 곳에 들러 닭들이 나은 계란을 모으고 닭도 잡아보며 가족들끼리 기념촬영을 하였다. 그나마 자유롭게 자란 닭들.. 한번도 조류독감에 걸린적이 없는 면역력 강한 닭들을 키우는 모습이 참 훌륭해 보였다. 남편과 아들은 닭을 잡는다고 쫒아다녔지만 닭들도 엄청 잘 피해다녔다.^^
유난히도 맑은 날씨로 정취암에 이르자 가시거리가 참으로 멀었다. 저멀리 이어지는 산들과 구름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 산청에 사는 분들도 흔히 볼 수 없다는 장관을 우리는 볼 수 있었으니 참 행운인거 같다. 식당으로 다시 돌아와 마지막 맛있는 식사를 하고 우리는 각자의 소감을 나누고 서울길로 향했다.
12살 배기 외동아들은 많이 수줍어 하지만 사실은 속정은 깊은 아이이다. 돌아와서 훌쩍 훌쩍 그리웠던 산청을 떠올린다. 참으로 순수한 아이이다. 마치 외가를 다녀온냥 민박집 주인을 외할머니쯤으로 여기고 시골아이들을 촌스러워 싫다고 했던 자신의 잘못까지 돌이킨다. 이 아이에게 마음의 고향으로 산청을 남겨둬도 되는 걸까? 그리고 서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도시에서 고뇌하고 힘들지만 내면의 소리 자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저 들의 삶을 본받아도 되는 걸까?
나의 한편의 영화는 막을 내렸지만 나는 계속 묻는다.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 걸까? 아름답게 사는 걸까? 그리고 그 산청의 아름다운 산과 계곡 그리고 예쁜 밭들이 떠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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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읽으며 효준이네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영화장면 처럼 지나갑니다.효준어머니의 글을 통해 우리마을 분들도 감동을 받아 하루내내 기분이 좋네요. 자연경관이나 농촌체험프로그램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우선시 된다고 생각되네요.고향집처럼 언제라도 가깝게 찾아올 수 있는 얼레지마을로 기억해주세요..좋은글 정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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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기글 최우수작에 선정되셨네요. 축하드리며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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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우리들의 삶을 다시들여다볼수있는 시간을 갖게하는 여운이 남는 좋은 영화잘보고갑니다.
다시한번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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