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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10월 안전한 밥상 만들기 체험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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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허정화 |
날짜 : 14.10.29 |
조회 : 17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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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토요일, 일요일 뭐해?”
“음, 아직 특별한 일정은 없는데, 왜?”
‘안전한 밥상 만들기’ 체험 가자.
“그게 뭔데?”
“응, 대산농촌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아주 좋은 곳이야. 내가 응모해볼게”
그렇게 친구는 이 프로그램에 응모를 했고, 운 좋게 당첨이 되어서 친구 덕분에 인천에 살고 있는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 전철을 타고 신설동역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던 관광버스에 올랐고, 곧이어 산본에 살고 있던 응모한 친구도 도착했다. 그런데 직원인 듯 보이는 젊은 남자분이 차에 올라타서 차가 막힐지도 모르니 옆 건물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친절하게 말을 했다.
예정대로 7시 반이 되자 강원도 인제를 향해 차가 출발하면서 직원은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에 참가한 팀이 모두 7팀이며 24명이고, 대산농촌문화재단에서 하는 일이 무엇이며 어디에 소속된 기관인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체험할 것인지, 우리가 1박 2일 동안 지켜야 될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안내하며, 가장 지켜야 될 것이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강조를 했다. 사실 난 “대산농촌문화재단”이 농촌진흥청과 농협의 사촌쯤 되는 곳인 줄 알았고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그런 곳이 아닐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교보생명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깜짝 놀랐다. 교보생명과 농촌재단이라? 웬지 어울리지 않는 관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부족한 잠을 차안에서 보충하다가 차창을 보니 추수한 들녘과 산은 온통 노랗게, 붉게 단풍으로 물들어있었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중에 ‘강원도 인제’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차는 산 속으로 난 구불구불한 길을 좀더 가더니만 멈춰 섰다. 그리고 우리는 차에서 내렸다.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름도 생소하고, 건물 또한 우리가 늘 보아왔던 그런 모습과는 아주 달랐다.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건물 같은 느낌보단 거대한 철 구조물로 된 기호 같은 느낌이었고, 건축물 지붕위에 잔디가 심어져 있어서 자연의 일부분 같기도 했다. 그리고 한쪽으론 태양발전기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면서 신기했다. 숙소를 배정받고 방 안으로 들어서니 따스하고 포근함이 물씬 풍겼고, 화장실 문을 여니 전등을 켜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연 채광으로 인해 실내가 환한 신비한 건축물이었다.
짐을 숙소에 풀고 세미나실에서 팀별로 소개를 하는데 참가한 일곱 팀 중에 여섯 팀은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우리 팀만 동기와 선후배 4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다른 팀들의 소개 속에서 안전한 먹거리와 농촌체험에 대한 절실함 들을 느낄 수 있었고, DMZ에 대한 소개 영상을 보면서 ‘농촌이 우리의 희망이다.’ 라는 메시지가 가슴 속 깊이 와 닿았다. 막연히 생각한 안전한 먹거리와 안전한 밥상 만들기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우린 네 번의 식사를 이곳에서 하면서 “ 이 음식들은 이곳 인제에서 생산된 안전한 먹거리로 만든 음식이니 먹을 만큼만 가져가세요. 남기시면 안됩니다” 라는 말을 듣고도 맛나게 차려진 음식들을 보면서 듬뿍 듬뿍 담아와서 정말 맛있게 싹싹 남기지 않고 그릇을 비웠다. 평소 음식량의 두 배씩은 먹은 것 같다. 아, 정말 맛있었다. 말린 왕고들빼기나물 무침, 고사리무침, 파프리카나물무침, 고추부각 등등 어쩜 짜지도 않으면서 그리도 맛있던지...
점심 식사 후 ‘먹을거리와 우리 몸’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열강해주신 시골목사 임락경 강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결국은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내 몸의 건강을 좌우하고 있음을 새삼 느끼며 안전한 먹거리로 놀부가 아닌 흥부처럼 음식을 먹고, 내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비결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노을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진짜 농부에게서 듣는 각종 약초 식물과 수수따기 체험도 잊을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저녁 식사 후엔 양파로 장아찌 만들기 및 황호섭 사무국장님의 오행이치와 순환체험에 대한 이야기와 봄, 여름, 가을, 겨울 방에 들어가서 몸을 눕히고 팔자로 누워서 그 기운을 느낄 때 몸의 피로가 화악 풀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찬 밤공기를 느끼며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별자리를 찾고 하늘을 향해 몸을 최대한 젖히며 도시에선 맛볼 수 없었던 청정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별이 빛나는 밤의 추억을 담아뒀다. 거기다 생각지도 않은 야식으로 도토리묵과 구운 감자를 먹으며 첫날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그 이튿날은 아침 7시, 찬 공기를 마시며 원형극장처럼 생긴 광장에 둥그렇게 모여 서서 생활문화 부장님이라고 하시는 지성철 강사님의 지도하에 기천문 체조를 익혔다. 익숙치 않은 상태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어설프게 강사님의 동작을 따라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상쾌했다. 몸의 온도를 빠른 시간에 높일 수 있는 체조라고 한다. 아침식사를 한 후 차를 타고 40여분 정도 이동해서 숲 해설가 임기혁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 자작나무 숲을 향해 걸었다. 길가에 감국 비슷한 노란색 꽃이 피어있었는데 번식을 위해 똥냄새를 풍겨서 파리로 하여금 수정을 하게 한다는 마타리 꽃에 얽힌 기이한 이야기, 소금이 귀한 시절 붉나무 열매로 소금 대용을 했다는 이야기. 자작나무와 관련된 자이리톨 껌 이야기 등을 들으며 1시간 이상을 오르니 순백의 자작나무 군락지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아~~~ 따사로운 햇빛과 하얀 자작나무 군락과의 아름다운 조화였다.
이렇게 우린 1박 2일 동안 잘 짜여진 프로그램에 녹아들면서 이런 엄청난 일을 교보생명의 산하기관인 대산농촌문화재단과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이 함께 어우러져 “안전한 밥상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그 혜택을 받음에 무한한 감사를 느꼈고, 소감 발표를 하면서도 다들 행복해하며 다시 또 참여하고픈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또 1박 2일동안 인솔해주신 정현규 인솔자님의 섬세하고도 친절함에 박수를 보내며, 안전한 먹거리와 농촌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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