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와 함께한 행복한 새둥지 체험~ |
|
| 글쓴이 : 지유미 |
날짜 : 12.07.17 |
조회 : 3138 |
|
|
작년 여름 출근길 일간지에서 우연히 대산농촌문화재단의 가족사랑 농촌체험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 이런게 있네..' 하고 당장 응모했지만 추첨 결과는 탈락이었죠..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하더군요.
이번에 마음을 비우고 경쟁율 신경 안쓰고 가고 싶은 곳에 신청했는데 당첨 문자가 왔습니다.
어찌나 기쁘던지 실감이 안나서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다시 확인을 했답니다. ^^
하지만 참가 주말 내내 비소식에 적잖게 실망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출발 전에 보슬보슬 비가 와서 우비와 우산을 챙겨서 출발했습니다.
오락가락하는 비를 뚫고 도착하니 사무장님이 반갑게 뛰어와서 반겨주시더라요.
전 비가와서 가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한가족도 빠지지 않고 모두 오셨습니다.
사무장님께서 새둥지 마을 체험 할 때는 신기하게 비가 안온다는 농담을 하셨는데 진짜 1박 2일 내내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중요한 체험 시간에는 비가 많이 안와서 체험하는데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적당히 비가 와서 더 운치있는 농촌 체험이 된 것 같습니다.
가족사랑 농촌체험과 새둥지 마을 소개를 듣고 처음으로 손두부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습니다.
아들 원겸이도 처음이지만 저도 맷돌은 처음이라 옆에서 보는 데도 재미있었습니다.
원겸이는 힘들텐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어처구니를 놓지 않더라구요.
편식이 심한 원겸이지만 자기가 만들어서 그런지 저녁식사 시간에 나온 손두부를 많이 먹었답니다.
원겸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던 연천 특산품인 율무를 이용한 비누만들기.
비누 베이스에 율무와 아로마 향을 넣어 틀에 넣는 비교적 쉬운 체험이었는데도,
매일 쓰는 비누를 직접 만든다는게 신기했던지 집에 오자마자 꺼내 놓고 손을 씻었답니다.
가족컵 만들기 체험도 재미있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밑그림 그리는 시간 배분을 잘 못해 미완성이 된 컵에, 삐뚤삐뚤한 그림이지만
그게 더 매력있는 컵이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제일 기대가 컸지만 비가 와서 못할 것 같았던 메기 잡기 체험은 비와 상관 없는 다리밑에서 진행했습니다.
체험장까지 우산을 쓰고 걸어 가는 길에 젖소도 보고 여러 채소 밭도 구경하며 체험속 또다른 체험을 했습니다.
체험장에는 발에 밟힐 정도로 많은 메기가 있었지만 맨손으로 잡기는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처음에서 원겸이가 잡는걸 도와주다가 나중에서 아들도 잊고 메기 잡기 삼메경에 빠져있던 절 발견하게 되더군요.
슬프게도 그렇게 열정(?)을 불태웠지만 한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래도 다른 가족 분들이 많이 잡아주셔서 저녁은 정말 맛난 메기 매운탕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관계로 족구 대신 한 가족 대항 게임도 즐거웠습니다.
아빠들의 제기 차기는 우리팀의 완승이었지만, 아빠 훌라우프에서 아깝게 패배했답니다.
어수룩한 아빠들의 훌라우프에 모든 가족들이 정말 즐겁게 웃으며 응원했습니다.
아이들의 투호 던지기도 정말 스릴있었습니다.
해가 진 뒤 소망등 날리기는 체험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인상이 깊었습니다.
원겸이는 소망을 적은 등이 훨훨 날아 산넘어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별이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오늘 그때 날린 소망등이 어디까지 날아갔을까 궁금해 하던데 원겸이 말대로 별이 됐겠죠. ^^
비오는 밤 율무 막걸리와 삼겹살을 먹으며 비오는 정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아~ 이게 행복한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율무 막걸리는 정말 부드럽고 맛있어서 돌아올때 꼭 사가지고 오고 싶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챙기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답니다.
진짜 신기하게 체험만 나가면 빗줄기가 약해지거나 소강상태가 되서 감자 캐기 체험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답니다.
원겸이는 감자를 마치 보물 캐는 양 신기해하며 체험했답니다.
옆에서 아저씨가 두손 가득한 감자를 보며 '원겸이는 이제 집에가면 감자 반찬만 먹어야해' 라고 하셔서 좀 울상이 되긴 했지만
감자가 땅속에 있는 뿌리 식물이라는 것도 몸소 체험하며 배웠답니다.
원겸이가 감자 캐러 가는 중간에 논의 벼를 보며 '저 푸른건 다 뭐야?' 라고 묻는데 가을에 다시 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벼수확 체험을 하면 매일 먹는 밥이 어디서 오며 한톨 한톨 정성이 담긴 농산물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겠죠?!
손수건에 황토 물을 들여 건강 손수건도 만들고 점심으로 삼색 쌀수제비까지 만들어 먹었답니다.
빨간, 초록, 하얀 쌀 수제비는 예쁘기도 하지만 쌀이라 소화도 잘 되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1박2일의 짧은 체험이었지만 알찬 프로그램과 친철한 사무장님, 체험 선생님들 덕분에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게임 삼메경에 빠져 외박을 싫어하던 원겸이도 다시 오고 싶다고 합니다.
특히, 부녀회장님의 요리 솜씨 덕분에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답니다.
체험만으로도 감사한데 넉넉한 인심으로 고사리와 현미까지 챙겨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제대로 인사 못드리고 온 것 같아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체험기회를 주신 대산농촌문화재단과 새둥지 마을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놀러, 배우러 가겠습니다. |
|
> 커뮤니티 > 우리가족 농촌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