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족을 더욱 소중하게 느끼게 했던 1박2일 체험 |
|
| 글쓴이 : 양순정 |
날짜 : 12.08.22 |
조회 : 3149 |
|
|
아빠가 멀리 계셔서 7개월에 한번 만날 수 있었는데 지난달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얼마 안 남은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었다. 더욱이 큰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방학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고민하던 찰나 감골바람개비 마을에 당첨되어 마지막 여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직장맘인지라 방학때도 학원과 학교 방과후 수업에 지치게 해서 미안한 마음에 멋진 여름 여행이 된 것 같다.
단양에 가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들뜬 아이들.. 그러나 출발 전 밤 10시부터 막내 5살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배를 움켜쥐고 울어서 응급실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야간 약국까지 찾아 가서 약도 지었다. 내일 아침이면 괜찮아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다녀왔는데 거짓말처럼 아이는 새벽에 잠도 잘 깨고 1박2일 여행동안 밥도 잘 먹고 잘 놀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거기다 길치에다 운전 초보인 내가 두 아이와 친정 엄마를 모시고 떠나게 되니 미리 길을 알아둬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했더니 탐색이 안 된다고 한다. 어.. 이게 뭐지? 싶어 노트북으로 지도를 검색하니 인터넷은 된다. 병원에 다녀온 밤 12시가 넘어 했더니 마음만 급하고 미리 알아 볼걸..하고 후회도 들었다.. 노트북을 들고 가야 하나? 어쩐다지..당황스럽고 걱정이 앞섰다. 늦은 밤에 전화를 해서 총무님께 물어봐야 하는건지, 새벽에 출발전에 총무님께 물어봐야 하는건지 고민하다가 밧데리 충전기에 넣어 보고 다시 입력을 하니 검색이 된다. 정말 아이가 아파서 마음이 철렁 거리고 길 검색이 안 되어 두 번 철렁.. 날씨가 더운 여름이지만 식은땀이 줄줄 흘렀던 18일 새벽이었다.
새벽 6시. 드디어 아이들을 깨우고 업어서 차에 타고 출발.. 길을 잘 못 들어서 한참 돌수도 있을 상황을 대비하여 정말 일찍 출발했더니 마을에 8시에 도착을 했다. 그 시간에 벌써 총무님이 나오셔서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여쭤보고 체험 시작 전 30분을 달려서 단양 읍내에 도착했다. 5살 둘째 아이가 물고기, 배, 기차, 비행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물고기를 원 없이 볼수 있었던 아쿠아리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온달체험관은 1시간30분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하여 마을로 들어오면서 준비 해온 아침식사를 정자에서 먹었다.
체험 마을의 첫날 프로그램 논도랑족대체험... 논밭에 있는 물고기를 잡는데 처음 들어가는 논밭이라 느낌이 이상할 것 같고 무섭기도 했지만 “많이 잡은 팀은 선물 줘요.”라는 총무님의 말 한디에 용기를 내서 들어갔다. 발이 논뻘에 푹 빠져서 떨어지지 않고 신발 안에 우렁이 들어가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발이 잘 떨어지지 않고 무게중심이 흐트러지면 논에 넘어질 듯 하여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함께 들어간 큰 딸을 지지대로 겁 많은 엄마는 무사히 나올수 있었다. 죽은 물고기 3마리를 잡긴 했지만 그 어느 어부보다 더 열심인 우리 어머니. 집에서 준비한 목장갑 끼고 비장한 각오로 시작했으나 논 구석구석 훑고 예정된 시간동안 잡은 건 새끼 물고기 3마리뿐. 마치고 나와서도 아쉬운지 또 들어가서 시도해 본다. 체험은 체험이어야 하는데. 우린 고기잡이 작업이었다. 정말 대단한 할머니, 우리 가족인 듯 하다.
물놀이와 논도랑족대체험을 하고 나니 정말 허기지고 피곤했다. 저녁 먹기전 방에서 쉬면서 집에서 나오면서 챙겨 온 고구마와 포도를 먹는데 빨리 저녁을 먹고 싶은 마음이었다. 저녁식사 시간인데 두 아이들이 사라져서 식당으로 가 보니 벌써 자리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있다. 식사 시간마다 잘 안먹어서 밥과의 전쟁이었는데 이런 놀라운 모습도 있고 기분도 좋았다. 바람개비 마을에서 시작한 점심과 저녁식사는 소탈한 시골밥상이었다. 친정어머니는 양배추쌈이 좋다고 두 번을 먹을 정도였다.
이 마을에 와서 놀란 사실이 호두나무였다. 60이 넘는 친정엄마도 호두나무를 처음 보았다고 한다. 나무에 열린 열매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호두였다. 밤처럼 가을이 되면 여물어서 열매가 열리고 그 안에 우리가 아는 호두껍질이 있는 것이었다.
주부이지만 우리 먹거리를 잘 모르는 것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 체험이기도 했다. 주렁주렁 달려 있는 오미자를 앵두인줄 알았고 단호박을 그냥 호박으로 알기도 했다. 숙소 옆에 복숭아 나무가 있었는데 그 복숭아가 신토불이 그 자체였다. 벌레가 먹긴 했지만 달고 맛있었다. 자연속에서 자라나는 고추나 호박, 복숭아, 그리고 그 자연속에서 자란 재료로 먹었던 웰빙팥빙수는 기존에 먹던 맛과는 정말 달랐다. 모 백화점에 유명해서 줄서서 먹는다는 팥빙수보다 100배는 맛있고 좋다고 생각된다.
삼겹살 파티를 하면서 울 큰 애와 이름이 끝자만 다른 아버지가 계셨는데 자기 딸처럼 이름도 불러주고 고기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계곡물이 시원하다는 친정 엄마 말에 손을 씻다가 차키를 물에 빠뜨려서 결국 못 찾게 되어 속상했는데 그런 기분을 누구보다 이해 해 주시고 우리 아이 나무연필을 이쁘게 깍아 주신 용인에서 오신 어머니도 감사했다.
그리고 차키를 찾아 봐 주시겠다던 다른 팀 아버지의 그 한마디에 멀리 떨어져 있는 남편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체험 가기 전날 친정엄마가 갑자기 체험을 안 간다고 해서 감정이 상해 있었는데 친정 엄마가 돌아가셔서 친정 엄마의 소중함을 이야기 해 주었던 구미에서 온 엄마.. 정말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이야기 들으면서 마음이 찡해져 왔었다. 1박2일 친정엄마와 우리 아이, 우리 가족의 체험으로 생각하고 떠났던 여행이 가족여행을 넘어서서 이웃과의 소중한 체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컹한 느낌, 더럽다는 느낌의 흙탕물이 아니라 생명이 있고 소중한 것임을 이번 체험을 통해 더욱 느낄 수 있었다. 우리 가족 아닌 다른 가족도 만난단 생각에 애들 옷도 이쁜 것으로 골라 갔는데 이런 체험에 올 때는 버려도 아쉬움이 없는 옷을 챙기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체험에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하고 챙겨 주시고 방이 습해서 보일러를 켜 달라고 요청하니 곧장 처리해 주시고 방이 덥지는 않았는지도 물어 봐 주시는 총무님의 섬세함 고맙습니다.
처음 방문했던 단양에서 소중한 추억도 만들고 이렇게 자연을 체험하고 사람의 소중함을 배워 갈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망바람개비에 쓴 저희 가족 소원과 함께 오신 다른 가족들 소원도 이루어졌으면 바래 봅니다.
|
|
|
|
|
| 아침 일찍 도착하여 첫 만남이 마을 대표자였지요. 그래서 순정씨 가족은 잊을수 없어요. 체험 후 뒷정리까지 도와 주신 친정어머님과 함께한 단양여행이 잊지못할 추억이 됐을것입니다. 다른 가족이 어려울때 서로 도와주는 모습들에서 진정 대산농촌문화재단의 가족사랑 농촌체험이 아닐까요. 참, 전날 도로명 주로가 검색이 안될까봐 옛 주소를 모두에게 문자를 넣어 드렸는데 맘 고생 하셨군요. 그리고 단양의 웰빙지역인 감골엔 마늘, 고추뿐 아니라 호두며 찰수수,검은콩이 특별한 품달촌의 기운을 머금고 생산된답니다. 가을엔 밤이랑 호두 조금이라도 보내드리겠습니다., 소망바람개비에 쓴 소원에 금수산 감골의 기운도 같이 하길 바랍니다. |
|
|
> 커뮤니티 > 우리가족 농촌이야기 
